아프며 성숙한 함덕주, 함께 커진 ‘클로저’의 책임감

입력 2019-04-27 11: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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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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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클로저 함덕주(24)의 2019시즌 키워드는 ‘성숙’이다. 비가 내린 뒤 땅이 굳어지듯 숱한 시행착오 속에서 단단해지는 그는 명실상부한 두산 마운드의 구심점이다.

9세이브(리그 3위)로 순항중인 함덕주의 역할은 팀의 승리를 수호하는 것 이상이다. 구원 투수들 가운데 가장 믿음직한 피칭을 펼치다보니 위기 상황에서도 곧잘 마운드에 오른다. 25일 키움 히어로즈전서는 6-9로 뒤진 8회 2사 만루 때 마운드에 올랐고, 실점 없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책임졌다. 근래 연달아 세이브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서 6일 만에 등판이 이뤄졌음에도 함덕주의 안정감은 그대로였다.

함덕주는 26일 롯데 자이언츠전서도 앞선 불펜 동료들이 5점을 헌납하며 11-8까지 추격을 허용한 9회 2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이어받았고, 3루수 땅볼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그를 향한 벤치의 두터운 신뢰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올 시즌 그에게 주어진 승계주자는 21명으로 리그서 가장 많았는데, 기출루자 득점 허용율은 0.143에 불과했다.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두산 코칭스태프가 함덕주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함덕주가 성장통을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도 벤치의 믿음이었다.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출발하는 것이 처음인 그는 시범경기까지만 해도 3경기(3이닝)서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하며 불안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흔들림 없이 함덕주에게 마운드를 맡겼고, 덕분에 함덕주도 금세 정상 컨디션을 되찾았다. 그는 “감독님, 코치님께서 계속 중요한 상황에 나를 내보내 주셨다”며 “안 좋은 모습도 보였지만, 경기를 지는 한이 있더라도 믿어주셨기에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고 털어놨다.

숱한 난관에 봉착했지만, 번번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왔다. 2016년의 시련을 딛고 일어서2017시즌 선발 풀타임을 소화하며 가능성을 입증한 것 역시 지금의 함덕주를 만든 값진 경험이다. 그 스스로도 “2016년에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렇다보니 올해는 더욱 생각이 많아졌다”며 “형들이 많이 도와줬다. 나는 항상 뭐든지 실패를 먼저 경험한 뒤에 잘했던 기억이 많다”고 했다. 이어 “처음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마음도 편해졌다. 야구도 재미있고, 나도 모르게 웃음도 많아졌다”며 “여름엔 성적이 더 좋다. 빨리 따뜻해지길 기다리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투수로서의 경쟁력을 높여줄 새로운 시도들도 적극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함덕주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은 연차를 가리지 않고 선후배 모두가 조언을 구해올 만큼 수준급인데, 그 이외의 구종들에 대해서도 남다른 욕심이 있다. 함덕주는 “체인지업이 좋은 투수라는 이미지가 있다. 나의 체인지업을 인정해준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지만, 한편으론 아직 체인지업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며 “나에 대한 믿음이 더욱 생기면 몸쪽 직구나 슬라이더, 커브 등도 사용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마무리 투수로 지내는 두 번째 시즌이다. 이는 함덕주에게도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그는 “작년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마운드에 올랐다. 이제는 한층 성숙해졌고, 주위에서도 ‘마무리 투수’라고 말해주니 조금은 부담이 되면서도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고 했다. 기록에 대한 욕심은 없다. 다만 어떻게든 팀 승리를 지켜내겠다는 굳은 다짐을 품었다. 함덕주는 “세이브 기록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블론 세이브를 적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마무리 투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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