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고 출신’ KT 배정대·배제성·손동현의 특별한 스승의 날

입력 2019-05-15 08: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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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을 맞아 성남고 박성균 감독에게 깜짝 이벤트를 한 KT 배정대, 손동현, 배제성(왼쪽부터). 사진제공 | KT 위즈

“제자들아, 사랑한다!”

성남고는 전통의 야구 명문학교다. 박병호(키움 히어로즈), 고영민, 박종호(이상 은퇴), 노경은 등 쟁쟁한 선수들이 성남고를 거쳤다.

KT 위즈에는 성남고 출신 선수들이 유독 많다. 지난해까지 ‘캡틴’을 맡았던 박경수(35)를 시작으로 배정대(24), 배제성(23), 손동현(18)이 모두 성남고를 졸업했다. 박경수를 제외한 세 명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더 있다. 바로 박성균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는 점이다. 박 감독은 2012년 처음 성남고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배정대가 2학년, 배제성은 신입생이었다.

이들이 졸업한 뒤 손동현까지 박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다.

이들은 2019년 스승의 날을 맞아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 바로 영상편지다. 스승의 날 당일(15일)에는 KT가 광주 KIA 타이거즈 원정을 치르기 때문에 이보다 앞서 영상을 찍었고, 조만간 모교 방문을 다짐했다.

배정대는 “감독님이 예의를 중시하셨다. 내가 흔들리려 할 때 바로잡아주셨던 모습이 떠오른다”고 회상했다. 손동현은 “처음에는 무서웠는데 지내다보니 좋은 분이었다”며 은사를 돌아봤다. 박 감독은 손동현이 등판할 때마다 연락하며 힘을 불어넣고 있다. 배제성은 유달리 박 감독과 인연이 깊다. 성남중 당시 3년간 한솥밥을 먹었고, 배제성이 진학할 때 박 감독도 성남고로 옮겼다. 무려 6년을 함께한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별다른 사건사고 없이 어른들을 공경하는 건 감독님 덕분”이라며 밝게 웃었다. 박성균 감독은 구단 관계자를 통해 이들의 영상편지를 지켜봤다. 박 감독은 “KT에 제자들이 많으니 경기를 자주 챙겨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에게 올해 3월 28일 NC 다이노스-KT전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당시 박경수를 비롯해 배정대, 배제성, 손동현이 모두 출전했다. 경기 중 배정대가 배제성, 손동현을 다독이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혔고, 박 감독은 이를 보고 울컥했다. 박 감독은 “성남고 교훈이 ‘의에 살고 의에 죽는다’이다. 경쟁 속에서도 똘똘 뭉쳐 서로를 챙기길 바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끝으로 “이번 기회에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배정대는 영상 촬영 직후인 10일 수원 키움전에서 사구에 맞아 1군 말소됐다. 1군 쓰임새가 커지던 가운데 입은 부상이라 더욱 아쉬움을 자아냈다. 배제성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8경기 평균자책점 4.74로 활약 중이며, 손동현도 불펜에서 18경기에 등판해 1승3패4홀드,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 중이다. 든든한 고참 박경수와 더불어 KT의 주축 역할을 맡고 있는 이들이다. 그렇기에 박 감독은 더욱 큰 울림을 느꼈다.

사회는 물론 야구계에서도 참된 스승의 의미는 갈수록 퇴색되어 간다. 자연히 스승의 날도 달력 속 365일 중 하루로 치부되기 일쑤다. 이런 분위기에서 KT의 성남고 출신 3인방의 깜짝 이벤트는 묵직한 메시지를 안겼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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