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례 연속 실점, 눈앞에서 놓친 도쿄올림픽 티켓

입력 2019-08-05 11: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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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대표팀. 사진제공ㅣ국제배구연맹

한국여자배구에 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2020도쿄올림픽 티켓이 걸린 대륙간예선전 개막 일주일을 앞두고 주전세터 2명이 부상을 당해 긴급히 교체하는 사상초유의 일을 겪고도 선전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여자배구대표팀은 5일 새벽에 벌어진 러시아와의 대륙간예선전 3차전에서 먼저 2세트를 따내고도 2-3(25-21 25-20 22-25 16-25 11-15)으로 역전패 당했다. 3세트 22-18에서 올림픽까지 3점을 남겨놓고 7연속 실점을 하며 세트 역전패 당한 것이 경기의 분수령이었다. 5세트에서도 11-9로 앞서며 도쿄까지 4점만 남았지만 6연속 실점을 하며 손안에 넣었던 티켓을 빼앗겼다.

1,2세트 우리의 강한 서브에 러시아의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세트를 따냈다. 시차적응이 제대로 되지 못한 이효희가 베테랑의 위력을 보여주며 팀을 잘 이끌었다. 3세트 김수지의 이동공격으로 22-18로 앞서간 때부터 비극이 찾아왔다. 전위에 김연경과 김수지, 이효희가 후위에는 이재영과 교체된 표승주, 김희진, 오지영이 포진했다. 이효희의 선택은 당연히 김연경이었지만 왼쪽에서 잘 때린 공격이 블로킹에 차단당했다. 22-19. 이효희는 또 다시 김연경을 봤다. 러시아가 수비로 간신히 받아 올렸다. 랠리 끝에 김연경의 공격이 또 블로킹이 걸렸다. 22-20. 이효희는 김수지의 이동공격으로 활로를 찾았지만 러시아가 수비로 잡아냈다. 랠리에서 나온 김연경의 공격은 아웃. 22-21.

갈수록 러시아의 수비가 탄탄해졌다. 랠리가 이어졌지만 김연경의 페인트공격이 상대 미들블로커의 손끝에 걸리며 또 블로킹 득점이 됐다. 22-22. 라바리니 감독은 김희진과 이효희를 빼고 이나연과 하혜진을 투입해 불을 꺼보려고 했다. 하지만 계속된 상대의 서브에 긴장한 오지영의 리시브가 흔들렸다. 다이렉트 공격을 허용하며 22-23으로 역전 당했다. 이어진 하혜진의 공격이 차단당하며 세트포인트를 내줬고 다시 투입된 이효희가 김연경을 봤지만 또 블로킹으로 차단당했다.

7연속 실점을 당하는 가운데 5개의 블로킹과 공격범실 1개, 상대의 다이렉트킬을 한꺼번에 내주는 대참사가 나온 것이다. 백어택 공격옵션이 없는 그 상황에서 나온 연속실점과 역전패의 충격은 4세트까지 쉽게 내주게 만들었다.

운명의 5세트에서도 우리는 정대영의 속공이 연달아 성공하며 11-9까지 앞서나갔다. 전위에는 김수지 김희진 김연경 등이 포진했다. 러시아는 속공으로 따라붙었다. 11-10. 이효희는 김희진을 봤지만 공격은 힘이 없었다. 랠리 뒤에 나온 김연경의 공격은 아웃됐다. 이어 곤차로바의 공격성공으로 12-11 역전. 여기서 이날 경기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장면이 나왔다.

우리의 리시브가 흔들린 상황에서 상대의 공격수가 우리의 네트를 넘어서 스파이크를 하는 오버네트 반칙을 했지만 국제배구연맹(FIVB)의 비디오챌린지 항목에는 오버네트가 없었다. 홈어드밴티지 탓에 역전당한 뒤 상대의 중앙속공과 서브에이스가 나오며 허무하게 경기가 끝났다. 이번에도 한 자리에서 6점을 내주며 토쿄행 티켓은 사라졌다.

결국 러시아는 3승을 거두며 토쿄행 티켓을 확정지었다. 우리는 18~25일 서울에서 벌어지는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 8위 안의 성적을 거둬 아시아대륙 최종예선전 출전권을 따낸 뒤 내년 1월 태국에서 벌어지는 최종예선에서 우승하는 험난한 가시밭길을 거쳐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륙간예선 B조의 중국이 터키를 누르고 도쿄 행을 확정해 내년 1월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와 태국이 마지막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6장이 배분된 대륙간예선전 티켓은 브라질, 미국, 세르비아, 이탈리아, 중국과 러시아에게 돌아갔다. 일본은 개최국으로 이미 출전이 확정됐다. 이제 남은 도쿄행 티켓은 5장이다. 각 대륙별 최종예선전 우승팀에게 돌아간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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