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고진영은 5일(한국시간) 영국 밀턴케인즈 워번 골프클럽(파72·6575야드)에서 끝난 브리티시 여자오픈(총상금 450만 달러·약 53억 원)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내며 막판까지 끈질긴 우승 경쟁을 벌였지만, 아쉽게 정상 문턱에서 물러나 3위(상금 약 3억6000만 원)를 기록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역대 5번째 단일 시즌 메이저 3관왕이라는 대업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고진영은 올 5대 메이저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에게 주어지는 ‘애니카 메이저 어워드’를 수상하며 데뷔 2년차 시즌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LPGA 투어의 ‘살아 있는 전설’ 애니카 소렌스탐(49·스웨덴)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2014년 제정된 이 상은 한 해 동안 열리는 5대 메이저대회에서의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해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선수를 선정한다.
LPGA 투어 데뷔 2년차인 고진영은 4월 첫 메이저대회였던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정상을 밟은 뒤 지난달 끝난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다시 한번 우승을 차지하고 애니카 메이저 어워드를 사실상 예약했다. 이어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였던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도 대회 내내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수상 자격을 지켰다.
올해 메이저 레이스를 성공적으로 마친 고진영은 “골프를 해오면서 ‘고진영은 아직 LPGA 투어 메이저대회 우승을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을 했었다”며 “그런데 이제 한 시즌 메이저 3승 도전을 할 수 있는 위치가 됐고, 이렇게 애니카 메이저 어워드까지 수상하게 됐다. 앞으로의 내 골프가 더욱 기대된다”고 활짝 웃었다.
한편 이번 브리티시여자오픈의 영광은 일본의 21살 신예 시부노 히나코에게 돌아갔다. 시부노는 리젯 살라스(30·미국)와 17언더파 동타를 이루던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인의 메이저대회 정상 등극은 1977년 L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히구치 히사코(74) 이후 42년 만이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