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타이틀 초보들에게 ‘처음’은 허락될까

입력 2019-08-07 16: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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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하재훈-키움 김상수-KIA 박찬호(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SK 하재훈-키움 김상수-KIA 박찬호(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반짝’에 그치지 않았다. 혜성처럼 등장한 개인 타이틀 초보들은 당당히 생애 첫 ‘수상’까지 넘본다.

신흥 강호들이 대거 등장했다. 세이브 1위 하재훈(29·SK 와이번스), 홀드 1위 김상수(31·키움 히어로즈), 도루 1위 박찬호(24·KIA 타이거즈) 등이다. 연차도, 나이도 다른 이들 셋은 프로 무대서 개인 타이틀을 손에 쥔 적이 한 번도 없다. 부문별 순위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페넌트레이스 종료까지 각 40여 경기씩을 남겨둔 터라 긴장감도 여전하다. 1위 굳히기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후반기에는 KBO리그의 또 다른 ‘처음’이 탄생하는 과정이 팀 간 치열한 순위 싸움과 함께 흥미롭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하재훈은 KBO리그 데뷔 시즌부터 특급 클로저로 거듭났다. 4월 말 시작된 집단 마무리 체제를 뚫고 보직을 꿰찬 그는 6일까지 26세이브를 챙겼다. NC 다이노스 원종현(24세이브), LG 트윈스 고우석(21세이브)의 거센 추격을 받으면서도 리그 선두를 질주하는 팀 성적과 발맞춰 부지런히 달아나는 중이다.

사실 해외파 신인에 투수 전향 첫해임을 감안하면 하재훈은 SK에게 굴러들어온 복덩이나 다름없다. 쇠뿔도 단김에 빼려는 하재훈은 후반기 시작과 함께 포크볼을 연마 중이다. 평균 구속 147㎞짜리 강속구가 주무기인 그는 슬라이더, 커브에 포크볼을 추가로 장착해 ‘세이브 왕’으로서의 입지를 굳힐 요량이다.

키움의 캡틴을 맡은 김상수는 홀드 부문에서 독보적으로 앞서 있다. 커리어 처음으로 30홀드 고지를 밟으면서 2위 서진용(SK·21홀드)과의 격차를 크게 벌려놓은 상태다. 김상수로선 21홀드를 기록한 2016년 단 4개 차이로 팀 동료 이보근에 1위 자리를 내준 아쉬움을 씻을 절호의 기회다.

특히 경쟁자들과 비교해 출전 경기 수(49경기), 이닝 관리(41이닝)가 효율적으로 이뤄진 김상수는 미국 메이저리그(41홀드)와 세계 기록인 일본프로야구(47홀드) 단일 시즌 최다 홀드 기록에도 도전한다. 팀 후배 한현희(20홀드) 역시 3위로 뒤따르고 있지만 “주장이 받았으면 좋겠다”며 김상수의 타이틀 쟁취를 내심 응원하고 있다.

리빌딩이 한창인 KIA의 ‘히트작’ 박찬호는 25도루로 부문 1위를 질주 중이다. 입단 6년차이지만 출장 기회가 제한적으로 주어졌던 까닭에 개인 성적 상위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린 시즌이 단 한 번도 없다. 하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소속 팀의 기조 아래 잠재된 능력을 마음껏 펼쳐 보이고 있다.

더욱이 시즌 타율 0.290에 0.335의 출루율을 기록하면서 도루 기회도 부쩍 많아졌다. 이제는 김하성(키움·22도루), 김상수(삼성 라이온즈·21도루), 고종욱(SK·20도루) 등 주력에 일가견이 있는 경쟁자들보다 앞서 달리며 생애 첫 타이틀의 영예와 가까워지고 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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