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드블럼(왼쪽)-리오스. 사진|스포츠동아DB·두산 베어스
린드블럼은 17일까지 23경기에 선발등판해 148이닝을 소화하며 18승1패, 평균자책점(ERA) 1.95를 기록했다. ERA, 다승, 탈삼진, 승률 등 4개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올라 있을 만큼 화려한 퍼포먼스다. 2010년 류현진(당시 한화 이글스) 이후 9년 만에 1점대 ERA에 도전 중이며, 2011년 윤석민(KIA 타이거즈) 이후 8년 만의 투수 4관왕도 가시권이다. 5승 이상 추가하면 2007년 리오스, 2016년 더스틴 니퍼트(은퇴)를 제치고 역대 외인 시즌 최다승 투수로 등극한다. 현재 25승 페이스이기에 마냥 불가능해보이진 않는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8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린드블럼 칭찬에 여념이 없었다. 비슷한 투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주저 없이 리오스를 언급했다. 리오스는 KBO리그 마지막 해였던 2007년 33경기에 등판해 22승5패, ERA 2.07로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었다. 김 감독은 당시 배터리코치로 가까운 곳에서 리오스를 지켜봤다.
김 감독은 “리오스가 등판하면 5회까지는 편하게 봤다. 삼구삼진이 흔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린드블럼과 리오스 모두 비슷하다. 타자 성향을 영리하게 파악한 뒤 안배를 할 줄 안다”고 공통점을 꼽았다.
두산 이적 후 만개했다는 것도 이들의 공통점이다. 리오스는 2002년 KIA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했고, 2005시즌 도중 트레이드로 두산에 새 둥지를 틀었다. 전병두가 KIA로 옮겨간 대신 리오스와 김주호가 두산으로 건너갔다. KIA에서도 제 역할을 다한 리오스는 두산 이적 후 리그 대표 에이스로 거듭났다. 린드블럼 역시 2015년부터 3년간 롯데에서 활약한 뒤 지난해부터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두산 이적 후 성적이 더 좋아졌다. 김 감독은 “넓은 잠실구장이 심리적인 안정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운드 아래의 모습도 닮아있다는 전언이다. 김 감독은 “실력은 물론이고 행동도 닮아 있다. 에이스라면 야수를 챙기고, 고마워해야 한다. 리오스와 린드블럼 모두가 그렇다. 에이스의 자세”라고 칭찬했다. 외국인투수 풍년의 두산이기에 가능한 추억담이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