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술궂은 가을장마, 일정이 변수로 떠오른 KBO리그

입력 2019-09-05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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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가을장마가 예사롭지 않다. 제13호 태풍 링링이 덮치면서 주말까지 많은 비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막바지 순위싸움에 한창인 KBO리그에도 달갑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장 4일 예정됐던 잠실 키움 히어로즈-두산 베어스, 인천 NC 다이노스-SK 와이번스, 수원 LG 트윈스-KT 위즈전이 나란히 순연됐다. KBO가 추가편성을 포함한 잔여경기 일정을 발표한 지난달 29일에도 잠실 한화 이글스-LG전이 3회 우천 노게임으로 취소된 바 있다.

LG 류중일 감독은 3일 수원 원정을 앞두고 경기 일정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날 늦은 밤부터 비가 예보돼 있었는데, 막상 수원KT위즈파크에 도착해보니 일찍부터 하늘에 먹구름이 드리우자 “더블헤더를 하면 안 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우천순연이 늘어나 예비일 편성마저 여의치 않으면 더블헤더를 강행할 수밖에 없는 빡빡한 일정 탓이었다. ‘다행히’ 이날은 무사히 넘어갔지만 이튿날에는 우천취소를 피할 수 없었다. 4일 예정됐던 수원 경기는 잠실 경기와 함께 16일로 순연됐다.

류 감독이 이처럼 우천순연과 더블헤더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 데는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었다. 4위가 유력한 터라 28일 정규시즌 일정이 종료되면 이틀 뒤 곧장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3위 이상을 넘보기는 어려운 만큼 잔여경기에서 힘을 비축해 포스트시즌의 첫 관문을 뚫어야 하는데, 우천순연으로 막판 일정이 꼬여 숨 돌릴 틈이 사라지면 LG로선 낭패일 수밖에 없다.

1위로 치고 올라갈 수도, 3위로 내려앉을 수도 있는 두산 역시 우천순연에 따른 일정 변수는 마뜩치 않다. 4일 경기가 16일로 밀리면서 두산은 졸지에 7연전을 마주하게 됐다. 10일 잠실 NC전부터 16일 잠실 키움전까지다. 같은 기간 LG와 KT도 두산처럼 7연전이라는 혹을 얻었다. 반면 선두 SK는 15일까지 일상적인 6연전을 치르고 난 뒤 이틀을 쉬고 18일 안방에서 NC를 상대한다. 수확의 계절에 찾아온 가을장마와 태풍이 모두에게 큰 피해 없이 지나가길 바랄 뿐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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