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인 넘버스] 뚝심의 LG-현란함의 NC…WC, 판이한 두 색의 정면충돌

입력 2019-10-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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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류중일 감독(왼쪽)은 포스트시즌 한 경기에 선발투수 2명을 투입하는 ‘1+1 전술’의 원조로 꼽힌다. NC 이동욱 감독(오른쪽)은 초보 사령탑이지만 올 시즌 10개 팀 중 가장 다양한 선발 라인업으로 경기를 치렀다. 상대 팀 투수 전력에 대응한 능동적인 선택이었다. 각각 자신의 색깔이 뚜렷한 두 감독은 3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물러설 수 없는 맞대결을 펼친다. 스포츠동아DB

믿음의 LG 트윈스, 변칙의 NC 다이노스. 선명히 비교되는 컬러의 두 팀이 포스트시즌(PS) 첫 관문에서 정면충돌한다.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정규시즌이 끝나며 3일부터 와일드카드 결정전(WC)이 시작된다. 상위 다섯 팀의 가을축제가 비로소 막을 올리는 것이다. 2일 오후 양 팀은 WC 1차전 선발투수를 예고한다. 1승의 우위를 점한 채 시리즈를 맞이하는 4위 LG는 반드시 1차전에서 끝내겠다는 각오다. 반면 창원NC파크의 첫 PS를 꿈꾸는 5위 NC는 2연승으로 준플레이오프(PO) 진출을 꿈꾼다.


● 뚝심의 LG, 믿음의 야구로 오른 4위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라는 대명제는 PS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주목받지 못했던 ‘미친 선수’의 등장은 벤치 예상 밖의 영역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사령탑들의 지략이 중요하다. 144경기 장기 레이스인 정규시즌 때와 다른 변칙과 파격이 때로는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류중일 LG 감독은 ‘타짜’다. 삼성 라이온즈 감독 부임 첫해인 2011년부터 내리 4연속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이제는 흔해진 선발투수 1+1 카드도 류 감독이 원조격이다. 류 감독의 관록에 이동욱 감독의 패기가 맞불을 놓는 형국이다. 이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았지만, 과감한 작전과 장기적 안목의 운영으로 첫해 5위에 올랐다. 지난해 장정석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그랬듯 ‘PS 초보’답지 않은 변칙이 기대되는 이유다.

두 감독의 색깔은 정규시즌 기록으로도 선명히 대비된다. LG는 정규시즌 144경기에서 선발라인업 84개를 사용했다. 최소 1위이며 2위 KT 위즈(98개)보다도 14개가 적었다. 이는 류 감독이 삼성 때부터 이어온 컬러로 확실히 낙점한 ‘주전 라인업’의 고정 기용을 중시한 증거다. 지난해에도 LG는 144경기를 라인업 74개로 치른 바 있다. 반면 NC는 9월 30일까지 143경기에서 135개의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최다 1위다. 4번타자 양의지 정도를 제외하면 확실한 타순을 예상하기 어렵다. 박민우, 모창민, 권희동 등 타자 대부분이 상하위 타선 배치가 가능한 스타일이기에 이 감독으로서는 행복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양 팀의 색깔은 경기 전 라인업 작성은 물론 경기 중 운영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있다. NC는 퀵-후크(3실점 이하 선발투수의 5회 이전 교체) 49회로 최다 1위였던 반면 LG는 32회로 최소 2위다. 올해 WC에서는 류 감독의 뚝심과 이 감독의 변칙이 정면충돌한다.


● NC, 철벽불펜의 가동을 막아라

뚝심은 류 감독뿐 아니라 LG 선수단도 마찬가지다. LG는 올 시즌 역전승으로만 42승을 챙겼다. 전체 79승의 절반을 상회하는 수치다. 이 부문 압도적 1위로 2위 SK 와이번스(역전승 34승)와 차이도 제법 크다. 정우영~송은범~김대현~고우석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필승조의 힘을 앞세워 5회까지 앞섰을 때 56승1무4패, 7회까지 앞섰을 때 64승1무1패의 압도적 성적을 거뒀다. 이 부문 나란히 1위다.

반면 NC의 역전승은 25승뿐이다. 이 부문 전체 6위. 5회까지 뒤졌던 60경기에서 단 7승에 그쳤으며, 7회까지 밀렸던 57경기에서는 단 2승만 따냈다. 이 부문 승률 0.036은 리그 최하위다. 경기 초중반에 승기를 내줄 경우에는 주도권이 LG 쪽으로 쉽게 기울 수 있다는 의미다. 가뜩이나 4위 팀이 우세한 WC의 특성상 NC는 3회까지 버티며 선취점을 뽑는 게 시리즈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LG가 자랑하는 필승조가 등판하지 않도록 만드는 게 NC의 승리 비책이다.


● ‘킬러’ 안방마님과 원투펀치의 충돌

NC의 키 플레이어는 ‘안방마님’ 양의지(32)다. 올 시즌 NC 마운드의 환골탈태에 앞장서고 타격왕에 오르며 타자로서 역할도 충실했다. 노련한 양의지는 두산 베어스 시절이던 지난해 LG 상대 15승1패를 이끌었던 ‘여우’다. 올해도 NC는 LG 상대로 8승8패 호적수였다. 양의지는 LG전 13경기에서 타율 0.358, 5홈런, 12타점으로 강했다.

반면 LG는 외국인 원투펀치를 믿어야 한다. LG가 자랑하는 ‘찬 듀오’ 차우찬과 이우찬 모두 NC 상대로 고전했다. 불펜으로 기용되더라도 긴 이닝 호투를 장담할 수 없다. 반면 타일러 윌슨은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ERA) 0.60으로 준수했으며, 케이시 켈리도 4경기 1승, ERA 2.52로 제몫을 다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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