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타격왕 1호’ 이만수 “35년 만의 포수 타격왕 양의지 자랑스러워”

입력 2019-10-02 09: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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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헐크’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이 자신에 이어 35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포수 타격왕을 차지한 후배 양의지에게 축하를 보냈다.

현역 시절 이만수 전 감독은 통산 1449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0.296 1276안타 252홈런 861타점 625득점 등을 올린 한국야구의 대표적인 포수였다. KBO 1호 홈런, 1호 안타, 1호 타점, 첫 통산 100홈런 등 수많은 최초의 기록도 보유한 레전드다.

이만수 전 감독은 1984년 타율 0.340으로 시즌 타격왕을 차지하며 포수로서는 처음으로 타격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리고 35년이 지난 2019년 후배 양의지가 타율 0.354로 이만수 전 감독에 이어 포수로는 역대 두 번째 타격왕에 올랐다.

자신에 이어 35년 만의 포수 타격왕 등장에 이만수 전 감독은 “올 한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를 꼽으라면 당연 NC 다이노스 양의지다. 올해 FA자격을 취득하며 팀을 옮겨 공,수 양면으로 빛나는 활약을 한 양의지가 드디어 35년 만에 포수 타격왕이 되는 쾌거를 이룬 것이 누구보다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유소년들과 젊은 선수들이 외면하고 꺼려하던 포수라는 자리가 멋진 포지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실력으로 보여준 후배포수들이 정말로 고맙고 자랑스럽다. 이제는 강민호나 양의지처럼 타격 좋은 포수를 팀에서도 선호하고 팬들도 큰 환호를 보내는 것을 보며 흐뭇한 마음”이라 덧붙였다.

SK 와이번스 감독 시절 본 양의지에 대한 인상도 곁들였다. 이 전 감독은 “지도자생활 할 때부터 늘 지켜보았던 양의지를 평가한다면 딱 이런 말이 어울릴 것 같다. 허허실실 스타일이다. 타격하는 것이나 포수수비 그리고 주루하는 것을 보면 여느 선수들처럼 박력이 있기 보다는 물 흐르는 것 같은 자연스러움이 있는 선수다. 이것 또한 양의지의 스타일이다. 이런 스타일을 지도자들이 박력이 없고 활기차지 않다고 야단치고 강하게 몰아갔다면 지금의 양의지는 없었을 것”이라 전했다.

더불어 “양의지의 수비를 보면 블로킹 하더라도 가볍게 힘을 빼고 하기 때문에 투수가 던진 원 바운드 볼이나 숏 바운드 볼일 때 볼이 홈 플레이트 앞에서 많이 굴러가지 않는다. 송구할 때의 동작은 정말 눈 깜짝 할 사이에 볼을 빼서 2루로 송구 하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양의지의 강한 어깨가 돋보인다”고 칭찬했다.

또 이 전 감독은 “양의지 타격의 진짜 장점은 타석에서 욕심을 부리지 않고 가볍게 타격한다는 점이다. 타구의 방향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타석에서 힘들이지 않고 타격하는 것만큼 어렵고 힘든 일은 없다. 또 하나 장점은 타격할 때 풀 히터처럼 일방적으로 당겨치지 않고 좌 , 우 모든 방향으로 타구를 보낸다는 점”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주루도 마찬가지다. 본인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달린다고 하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천천히 뛰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한 예로 내 현역시절 이종두 선수가 바로 그런 스타일이었다. 본인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었지만 선배들이나 지도자들은 언제나 열심히 뛰지 않고 게으름 피운다며 야단맞았던 기억이 난다. 사실 이종두 선수가 달리기하면 가장 빠른 기록이 나오고 또 팀에서도 가장 많은 도루를 하는 선수였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 전 감독은 “우리나라프로야구 사상 두 번째로 포수로서 35년 만에 양의지가 올해 타격상을 받게 되었다. 포수라는 자리는 다른 포지션보다 체력소모도 크고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은 힘들고 어려운 자리다. 그런 자리에서 올해 우리나라프로야구 사상 두 번째로 포수로서 타격왕을 거머쥔 후배에게 35년전 포수 타격왕 이었던 선배가 큰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 야구꿈나무들이 경기운영의 묘가 있는 매력적인 포지션으로 포수를 꼽고 그래서 많은 지원자가 생겨나서 35년만이 아니라 더 자주 대형포수들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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