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이 ‘박쥐’를 역사상 궁극의 키스를 선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6일 부산 해운대 신세계백화점 문화홀에서 열린 ‘필름메이커 토크2 : 박찬욱과의 대화’에서는 박찬욱 감독이 참석해 영화인들과의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박찬욱 감독은 “‘박쥐’는 만들기까지 가장 오래 걸린 작품이다. 7년 전 뱀파이어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숭고하고 선한 일을 하고 싶었던 신부가 잘못돼 뱀파이어가 됐다. 그런데 욕망을 억제하지 못하고 금지된 사랑을 하는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랑하는 여자와 싸우다 죽이게 됐다. 죽이니 피가 나고 여자가 죽자 죄의식에 사로잡히다 피의 향기에 사라잡혀 욕망이 자리 잡고 주체할 수 없게 된다”라며 “그러다 자기가 사랑하는 여성을 되찾기 위해 자기 피를 줌으로서 되살리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박찬욱 감독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애정에 미쳐 광기에 벌인 행동이 한계까지 갔을 때, 하나의 피가 된다는 궁극적인 단계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것에 대한 완성으로서 혀의 상처를 내서 키스를 해서 자신의 피를 흡혈하게 해준다. 키스 중에 키스가 아닐까. 영화 역사상 궁극의 키스를 선보이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개막작인 카자흐스탄 영화 ‘말도둑들. 시간의 길’를 비롯해 85개국 303편 영화가 초청됐다. 상영 부문별로는 세계 최초 상영인 월드 프리미어 부문 120편(장편 97편, 단편 23편)과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부문 30편(장편 29편, 단편 1편) 등이다.

초청된 영화는 부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CGV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장산),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롯데시네마 대영 등을 포함해 6개 극장 37개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과 만남을 갖게 된다. 영화제는 12일 폐막작 ‘윤희에게’ 상영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부산|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