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오브 에이스’ 박혜진의 품격

입력 2019-12-23 21: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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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와 아산 우리은행의 경기에서 우리은행 박혜진이 KB 심성영의 수비를 제치며 돌파하고 있다. 청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상대의 에이스를 꺾는 에이스 오브 에이스, 동료들의 사기를 높이고 팀을 승리로 이끄는 에이스.”

최근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주인공인 백승수 단장이 리그 최고의 투수인 강두기를 표현한 말이다.

여자프로농구에서 이 표현이 가장 어울리는 선수는 아산 우리은행의 가드 박혜진(29)이다. 강한 상대를 만날 때 더 강해지고 접전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선수다.

박혜진의 진가는 23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3라운드 청주 KB스타즈와의 경기에서 다시 한 번 드러났다.

KB스타즈는 팀의 대들보인 센터 박지수(21)가 허벅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였다. 이번 시즌 박지수가 있는 KB스타즈를 상대로도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한 우리은행이었기에 낙승을 예상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23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와 아산 우리은행의 경기에서 우리은행 박혜진이 KB 김민정의 수비를 피해 슛을 쏘고 있다. 청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예상과 달리 우리은행은 고전했다. 특히 3,4쿼터에는 공격에 동맥경화가 왔다. 르샨다 그레이(17점·12리바운드)를 통해 페인트 존을 공략하려고 한 계획이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레이에게 볼 투입이 잘 되지 않으면서 우리은행의 공격은 정체됐다.

우리은행의 공격이 엉키는 사이 KB스타즈의 거센 추격이 이어졌다. 경기 종료 50.4초전에는 65-62로 턱밑까지 추격을 당하기도 했다.

위기의 순간에서 박혜진이 힘을 냈다. 그는 경기 종료 28.4초전 상대 수비를 제치고 중거리 슛을 성공시키면서 상대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또한 경기 종료 7초전 상대 파울로 얻은 자유투 1개를 성공시키면서 팀에 승리를 안겼다. 이날 박혜진의 기록은 14점·4리바운드·7어시스트다. 7개의 어시스트 중 3개가 4쿼터에 나왔다.

박혜진은 “감독님이 처음 부임했을 때부터 접전에서 피하는 모습을 엄청 싫어했다. 그 부분을 고치려고 노력했다. 나도 실패해도 부딪치면서 이겨내려 했고 이제 그런 상황을 피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볼을 많이 가지고 있는 선수고 컨트롤을 하는 입장이다. 24초 공격제한시간에 쫓겨서 옆 사람한테 주면 당황한다. 나도 그런 경험을 해서 안다. 24초 공격제한시간에 걸리건 실수를 하건 내가 해결을 한다는 생각으로 공격에 나섰다. 자신 있게 했다”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청주|정지욱 기자 stop@dog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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