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뮤지컬] 이젠 식상하다고? ‘오페라의 유령’ 기존 투어와 달라진 점

입력 2019-12-31 15: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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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잊을 뻔 했다. 그런데 고맙게도 돌아왔다. 뮤지컬로서는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최고의 기록을 세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월드투어로 돌아와 현재 부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봤던 뮤지컬인데 또 봐야하나’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이번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는 새로운 배우들과 함께 극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샹들리에’도 새롭게 교체됐다. 높이 12.5m에 매달린 샹들리에는 무대 맨 앞으로 빠르게 떨어진다. 초당 3m를 낙하할 수 있는 샹들리에로 장면을 더욱 다이내믹하게 보일 수 있게 됐다.


기술감독 알리스터 킬비(Allistair Killbee)는 “6000개의 비즈가 달려있는 샹들리에의 무게를 줄이깅 위해 프레임을 알루미늄으로 만들고 장식들도 플라스틱 진공 성형법으로 제작했다. 또 모든 조명은 배터리로 작동하는 발광다이오드(LED)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여러 극장들이 지붕 구조상의 문제 때문에 ‘오페라의 유령’을 공연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 도르래 두 대를 이용해 샹들리에를 곡선으로 낙하시키고 있다. 1초에 3미터 정도 이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페라의 유령’의 협력 연출인 라이너 프리드 감독은 “이전에는 샹들리에 낙하가 가능하게 만들려고 구조적이거나 건축적인 변화를 줘야했지만 이번 투어에서는 샹들리에 무게를 줄여 공연장 고유의 구조와 상관없이 원하는 대로 연출을 할 수 있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마닐라에서 처음 이 새로운 샹들리에를 사용했는데 정말 놀라웠다. 우리가 만들고 싶어했던 ‘오페라의 유령’을 만들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며 “훌륭한 배우들을 비롯해 한층 발전한 기술로 많은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전달할 수 있겠다는 기쁨이 컸다”라고 전했다.

‘유령’ 때문에 오페라하우스가 혼란스러워지자 지붕으로 도망치는 크리스틴과 라울이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 역시 변화가 있다. 두 사람이 사랑을 약속할 때 천사상 뒤에 있던 숨어있던 유령이 내려오는 장면 대신 천사상 세트 자체가 앞으로 나오는 것.

라이너 프리드 연출은 “유령이 라울과 크리스틴의 대화를 엿들은 뒤 세트가 앞으로 나오는 것이 효과적인 변화라고 생각했다”라며 “조명 덕분에 하늘을 날고 있는 것과 같은 효과도 주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오페라의 유령’의 협력 연출인 라이너 프리드 감독은 새롭게 투입된 배우들 역시 빼먹지 않고 언급했다. 이번 월드투어에서 ‘유령’을 맡은 조나단 록스머스는 한국 관객들에겐 처음 얼굴을 보이는 배우다. 그 동안 배우 브래드 리틀에 익숙해져 있던 관객들에겐 그가 또 다른 매력으로 보일 것이다.

라이너 프리드 감독은 “조나단 록스머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젊은 배우로 재능이 많은 배우다. 그는 브래드 리틀이 한국에서 어떻게 공연을 해왔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그의 뒤를 이어 ‘유령’ 역을 잘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브래드 리틀이 성취한 것을 존중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그래서 나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눴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연기를 해야 할지 고민을 하던 조나단 록스머스의 모습에 나는 ‘브래드 리틀이 그 나름대로 특별한 배우였듯이, 너 역시 특별한 연기자다. 그를 따라가려고 하지 말고 너만의 ‘유령’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라며 “제작진은 각 배우의 매력과 특징을 매우 존중한다. 역할은 같을지 모르지만 배우가 다르기에 생기는 신선함과 새로움은 존중한다. 지금까지 본 조나단 록스머스의 연기는 진실하다고 생각한다. 충분한 울림을 줬고 관객들과 교감할 수 있는 ‘유령’을 만들어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부산에서 공연 중인 ‘오페라의 유령’은 2020년 2월 9일까지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라이너 프리드 감독은 “부산에 처음 오게 돼서 기쁘다. ‘오페라의 유령’이 부산에서 공연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훌륭한 극장 덕분이다. 최신 기술을 갖추고 있고 음향 시설이 너무 잘 돼있다. 또 공연장이 정말 아름답다”라고 말했다.

이어 “관객들의 반응 역시 놀랍다. 한국에 여러 번 왔기 때문에 한국 관람객들을 좀 알게 된 것 같다”라며 “표현이 적더라도 그들의 감정은 얼마나 열정적인지 안다. 나는 한국 관객들의 내재된 감정들을 너무 좋아한다”라며 “100만 관객이 봤는데 이제 4900만 관객만 더 보면 된다”라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제작사 에스앤코(S&Co) 신동원 대표는 "국내에서 지난 네 번의 프로덕션으로 100만 관객을 돌파했는데 잠재된 관객이 아직 많이 남아있을 것 같다. 영화가 천만 관객 시대인데 ‘오페라의 유령’ 공연이 천만 관객이 될 때까지 열심히 공연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 외 지역으로의 뮤지컬 시장 확대가 숙원사업이다. ‘캣츠’ 공연 때 보면 부산은 서울 다음으로 매진 기간이 가장 길었다”며 “부산 사람들의 뮤지컬에 대한 관심은 크다. 앞으로도 부산에 좋은 공연을 계속 소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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