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 여풍당당…‘무법’ 김혜수 vs ‘정의’ 김서형 vs ‘모성’ 김태희

입력 2020-03-1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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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하이에나’ 김혜수-SBS ‘아무도 모른다’ 김서형-tvN ‘하이바이, 마마!’ 김태희(왼쪽부터). 사진제공|SBS·tvN

■ 맞춤옷 입고 활약하는 톱 여배우들

‘하이에나’ 김혜수 쿨한 변호사 딱
‘아무도’ 김서형 형사 장르물 도전
‘하이바이’ 김태희 매회 눈물 자극

맞춤옷을 입고 돌아온 배우 김혜수와 김서형, 김태희가 시청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각기 원톱 주연 드라마에서 사회의 공기까지 담아낸다. ‘빅3’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활약이다.

이들은 ‘어디서 본 듯한’ 캐릭터, 선악의 대결 같은 진부한 구조는 거부한다. 갑들의 세상에 맞서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오가는 변호사(김혜수·SBS ‘하이에나’), 트라우마를 딛고 정의를 바로 세우려는 형사(김서형·SBS ‘아무도 모른다’), 절절한 모성애가 하늘에 닿아 49일간의 환생 기회를 얻은 엄마(김태희·tvN ‘하이바이, 마마!)로 눈길을 붙잡고 있다.

● 김혜수 VS 김서형 VS 김태희

김혜수는 요즘 ‘정금자’로 불린다. 2월21일부터 방송 중인 ‘하이에나’ 속 배역 이름이다. 그만큼 시청자에 각인된 캐릭터다. 돈을 위해서라면 부정한 결탁도 마다지 않는 변호사의 좌절과 성공을 ‘쿨’하게 그려 단박에 시선을 붙잡고 있다. 김혜수는 “정극과 코미디의 사이, 미스터리와 멜로의 뒤섞임, 어떤 수위든 넘나드는 드라마”라고 소개한다. 승소에 집착해 양심은 내려놓는 ‘잡초’ 같은 변호사가 시청자의 공감을 얻는 배경에 30년 넘는 연기 경력으로 숱한 장르를 섭렵한 김혜수가 있다.

김서형의 ‘아무도 모른다’는 신흥종교가 연루된 연쇄살인사건을 줄기 삼아 ‘좋은 어른’의 의미를 묻는다. 남성 배우의 주요 무대인 형사물의 주연을 김서형이 맡아 장르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음 세대를 위한 고민까지 담아낸 이야기로 힘을 과시하고 있다. 새로운 길을 연기하는 입장에서 김서형은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역할이라 과연 내가 연기할 주제가 되는지 생각할 시간이 길었다”고 돌이켰다.

김혜수와 김태희가 현실 기반이라면 김태희는 판타지의 세계로 나섰다. 사고로 세상을 떠났지만 어린 딸이 눈에 밟혀 이승을 떠도는 엄마이다. 그동안 멜로드라마에 집중한 김태희는 ‘하이바이, 마마!’를 계기로 친근한 생활밀착형 인물로 시청자에 다가서고 있다. 지난해 9월 둘째 딸을 낳고 드라마 대본을 받아 읽었다는 그는 “엄마로서 공감돼 많이 울었다”며 “내 깨달음을 시청자와 나눌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 ‘빅3’의 선택…시청률도 ‘반응’

이들의 새로운 선택에 시청률도 반응하고 있다. 2월21일 시작한 김혜수의 ‘하이에나’는 가장 최근인 7일 10.4%(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2일 첫 방송한 김서형의 ‘아무도 모른다’는 매회 꾸준히 상승해 10일 9.5%의 시청률로 동 시간대 1위에 올랐다. 2월22일 시작한 김태희의 ‘하이바이, 마마!’는 5∼6%대를 오가며 반등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시청률로만 보면 김혜수가 선두이지만, 시청자의 반응은 다양하다. 방송을 전후로 온라인을 가장 뜨겁게 달구는 드라마는 ‘아무도 모른다’이다. 방송 시작 2주가 지났을 뿐인데도 온라인 게시판과 SNS에서는 이미 ‘띵작’(‘명작’을 뜻하는 온라인 유행어)으로 꼽히고 있다. 연쇄살인사건 미스터리를 다루는 만큼 실체를 추적하려는 시청자의 ‘예측’이 쏟아지면서 ‘스포일러 경계령’도 내려졌다.

누리꾼이 김태희의 ‘하이바이, 마마!’에 붙인 부제는 ‘눈물 버튼’이다. 어린 딸과 엄마의 이별을 키워드로 매회 눈물을 자극하고 있어서다. ‘최루성’ 이야기가 가진 폭발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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