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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시즌 K리그는 4월 4·5일 개막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구단들은 이 시기에 개막 라운드를 치르는 쪽으로 가닥을 모은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마침 정부도 4월 6일을 초·중·고교 개학을 연기한 상태라 시기가 맞아 떨어진다.
일단 K리그는 개막을 열흘 가량 앞둔 25일 이사회를 열 계획으로 알려졌다. 핵심 쟁점은 개막을 예정대로 추진할지, 또 관중 입장을 허용할지 여부다. 현재 K리그 구성원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무관중’이다. 관중 없는 프로 스포츠는 존재 의미가 크지 않다. 텅 빈 그라운드에서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선수들의 외침과 벤치의 고함이 프로축구 구성 요소의 전부라면 이처럼 안타까운 장면은 없다.
더욱이 구단들의 재정에도 굉장히 큰 부담이다. 코로나19가 한창 확산되고 있을 때 4월 초를 개막으로 잡은 이유는 파이널 라운드를 포함해 팀당 38경기를 채우기 위해서였다. 한여름 올스타전을 없애고 A매치 휴식기에도 가급적 경기를 진행하면 12월 초·중순에는 예년처럼 38라운드가 완성될 수 있다고 봤다. 1월 말 열릴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PO)를 감안, 한 달 이상 휴식을 부여하려면 12월 말까지 이어지는 것은 최악의 그림이다.
구단 입장에서는 홈경기 19회를 채워야 기존의 수익 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물론 관중이 경기장을 찾는다는 전제에서다. 중계권과 머천다이징 상품판매 수익이 많지 않은 K리그에서 스폰서와 티켓 판매는 가장 큰 수입원이다. ‘무 관중’ 경기 역시 최소한의 인력을 투입해야 하고, 또 경기장 대관료를 지불해야 하므로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적자폭이 커진다. 노출이 생명인 스폰서들이 대거 발을 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K리그의 한 단장은 “무관중이라고 선수 인건비가 줄어들진 않는다. 국내는 자금을 확보할 루트가 굉장히 한정돼 있다. 재정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래저래 큰 딜레마에 빠진 K리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