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용택. 스포츠동아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가 고통 받고 있다. KBO리그도 하염없이 개막 시점만을 기다리는 중이다.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어려움의 정도를 따질 수는 없지만, 올 시즌이 마지막이 될 이들에게는 흘러가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하다.
‘KBO리그 최고령 선수’ 박용택(41·LG 트윈스)이 대표적이다. 박용택은 2018시즌 종료 후 LG와 세 번째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 2년 총액 25억 원에 도장을 찍은 뒤 계약 만료 후 은퇴를 천명했다. 2020년은 야구팬들이 통산 최다 안타(2439개)로 KBO리그 역사에 선명한 발자취를 새긴 스타와 작별해야 하는 때다. 박용택은 2017년 이승엽 KBO 홍보대사가 그랬듯 ‘은퇴 투어’로 화려하게 떠나도 이상할 게 없는 전설이다. 하지만 개막 시기조차 가늠할 수 없는 지금은 하릴없는 기다림의 연속이다.
한화 김태균. 사진제공ㅣ한화 이글스
배수진을 치며 올 시즌을 벼르고 있던 김태균(38·한화 이글스)의 상황도 비슷하다. 김태균은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지만 한화와 1년 총액 10억 원 재계약에 그쳤다. 불혹이 가까운 베테랑의 단년 계약은 이례적이었다. 지난해 127경기에서 타율 0.305, OPS(출루율+장타율) 0.777을 기록했는데 이 성적에 스스로가 만족하지 못했다. 결국 본인이 먼저 요청해 1년 계약을 맺은 뒤 올 시즌 후 평가받고자 했다. 하지만 시즌이 거듭 미뤄지며 이러한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KBO의 방침상 월요일 경기, 더블헤더가 불가피할 전망인데 이 경우 베테랑의 체력 관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LG 류중일 감독(왼쪽)- 한화 한용덕 감독. 스포츠동아DB
사령탑들에게는 2020시즌 구상 자체가 변수 투성이다. 올 시즌 후 계약이 만료되는 LG 류중일, 한화 한용덕 감독의 시름은 조금 더 깊다. LG는 우승, 한화는 5강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앞선 2년간 한 차례씩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고, 올해 목표를 달성할 경우 융숭한 대접으로 재계약이 가능하다. 한창 전쟁을 치러야 할 시기에 맞이한 한가한 봄, 흘러가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하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