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1월로 돌아간 외인 10명…2020 초반 레이스, 토종 선발이 좌우한다

입력 2020-04-09 14: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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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kt 위즈가 훈련을 가졌다. 자가격리를 마친 kt 외국인 선수들이 훈련에 합류한 가운데 쿠에바스와 로하스가가 동료들과 장난치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최선을 다해 홈 트레이닝을 했지만 효과가 크진 않았다.”

자가 격리 해제 후 첫 훈련에 합류한 윌리엄 쿠에바스(30·KT 위즈)의 첫 마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자가 격리됐던 5개 구단 외국인 투수 10명은 사실상 스프링캠프 합류 직전의 몸 상태로 돌아갔다. 2020 시즌 초반, 토종 선발의 무게감이 어느 때보다 중요할 전망이다.

2019 시즌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선 토종 선수는 양현종(KIA 타이거즈), 김광현(당시 SK 와이번스) 둘뿐이었다. 그나마 늘어난 추세다. 2018년에는 윤성환(삼성 라이온즈)이 유일하게 자존심을 지켰고, 2017년에는 10인의 개막전 선발 모두 외국인으로 채워졌다.

올해는 토종 개막전 선발이 훌쩍 늘어날 전망이다.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KT 위즈, 삼성, 한화 이글스 등 5개 구단은 해외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외국인 선수들을 고국으로 보냈다.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세가 나아진 뒤 입국하라는 배려였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미국 등 세계 전역으로 퍼지며 오히려 한국이 안전해졌고, 이들은 급거 귀국했다. 하지만 KBO의 2주 자가 격리 조치로 인해 바깥 구경을 못했다.

자가 격리 해제로 속속 야구장에 나서고 있지만 몸 상태는 스프링캠프에 막 합류했을 때와 다르지 않다. ‘투수 전문가’ 이강철 KT 감독은 “타자는 1~2주 정도 경기에 나서면 충분히 감각을 찾는다. 하지만 투수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KT 외국인 선수들은 4월 말쯤 실전 등판이 가능한데, 이때도 2이닝 안팎이 한계일 전망이다. 현장에서는 보통 1주일에 1이닝씩 투구 이닝을 늘린다. 5월초 개막시 5이닝을 채우기도 힘들 것이란 얘기다.

손혁 키움 감독은 “개막전에는 외국인 선수들이 적은 이닝을 던지거나 (최)원태가 나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강철 감독도 “외국인 선수가 기준 이닝이 안 된다면 배제성이나 소형준을 내세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물론 개막 후 시간이 지나면 컨디션은 오를 것이다. 하지만 그 시간을 토종 선수들이 벌어줘야 한다. 외국인 선수가 한 해 농사의 절반이라면, 나머지 절반을 맡아야 하는 토종 선수들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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