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토니베넷’ 김주환, 영화 속 명곡의 재해석 ‘SKYFALL’

입력 2020-06-01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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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토니베넷’으로 불리는 보컬리스트 김주환이 자신이 평소 좋아하고 사랑했던 영화음악을 담은 정규 8집 ‘SKYFALL’ 선보였다. 재즈 스탠더드를 멋스럽게 소화해 내는 재즈 뮤지션 김주환이 아닌, 우리 귀에 익숙한 ‘레옹’, ‘미녀와 야수’, ‘비긴 어게인’, ‘원스’의 주제곡들을 담담하고 편하게 들려준다.

‘SKYFALL’은 김주환 특유의 부드럽고 탄탄한 보컬 위에 세련된 편곡을 더해 팝과 재즈 팬 모두의 귀를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중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온 영화 속 명곡들을 원곡의 매력을 그대로 살리면서 재즈적 요소를 가미해 완성도를 높였다.

국내 재즈신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대호(베이스), 김영진(드럼), 전용준(피아노), 하범석(기타), 홍태훈(트럼펫), 유명지(팝 소프라노)가 이번 앨범에 함께 해 완성도를 높였다.

김주환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유별나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든 김주환은 2012년 이후 거의 매년 자신의 음악적 정체성을 담아낸 음반을 발매했다. 김주환의 앨범은 그의 음악적 성장의 기록이자 지난 10여 년간 김주환의 인생기록이다.

김주환의 목소리를 처음 듣는 사람은 1950~60년대 남성 재즈 보컬의 전성기에 활동했던 프랭크 시나트라, 토니 베넷을 떠올리게 된다. 이번 앨범에서 만나는 김주환의 노래와 연주는 영화를 처음 만났던 시간의 공기와 그 후 지나가버린 날들까지 되살린다.

우리 귀에 익숙한 영화 음악을 과하지 않게 절제하며 표현했다. 영화 비긴 어게인의 삽입곡인 ‘Lost Stars’, 원곡의 과장된 표현을 걷어낸 담백한 표현이 멋스러운 미녀와 야수의 ‘Beauty And The Beast’, 보컬 유명지와의 듀엣 조화가 어우러진 영화 원스의 ‘Falling Slowly’, 긴박감 넘치는 드럼의 리듬으로 영화의 긴장감을 부각시킨 007영화의 ‘Skyfall’ 등 유명 영화곡 9곡이 삽입됐다. 김주환 버전을 오리지널 원곡과 비교하며 감상해 보는 것도 색다른 묘미가 될 것이다.

●김주환과 ‘한국의 토니베넷’

20대 후반에 정규3집까지 낸 김주환은 재즈 뮤지션들 사이에서 “실력 있는 보컬이 있다더라”는 소문과 함께 뒤늦게 대중에게 소개되기 시작했다.

재즈계에서는 김주환을 두고 ‘혜성처럼 나타난 재즈계의 단비’, ‘한국의 토니베넷’이라 칭했다. 남성보컬이 흔치 않은 국내 재즈계에 실력과 대중성 모두를 갖춘 보컬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2011년 싱글 음반으로 활동을 시작한 김주환은 올해 여덟 번째 앨범‘SKYFALL’을 내놓기까지 앨범 수로만 보면 몇 십년간 활동한 중견 뮤지션들도 하기 힘든 기록적인 앨범 수를 기록하고 있다.

뮤지션 스스로 모든 제작과정을 홀로 책임져야 하는 척박한 국내 재즈시장을 감안하면 누구의 도움없이 거의 매해 앨범을 낸다는 것은 남다른 열정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보컬리스트 김주환은 자신의 인생을 바꿔 놓은 토니베넷, 프랭크 시나트라 등 재즈역사에 전설로 남은 뮤지션들이 평생 600곡 이상 녹음하고 세상에 내어놓은 행보를 바로보며 자연스럽게 그들을 닮아가고 있다. 하지만 김주환의 욕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장르를 재즈에만 한정시키고 싶어 하지 않는다. 자신의 인생을 바꿔 놓은 뮤지션인 프랭크 시나트라, 토니 베넷뿐만 아니라 빌리조엘, 루더밴드로스, 카펜터즈, 알 그린, 빌 위더스 같은 다른 장르의 훌륭한 음악들을 재해석하고 김주환의 음악으로 다시 세상에 내놓고 싶어 한다. 벌써부터 그의 다음 앨범이 기다려지는 가장 큰 이유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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