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강희 “4차원 매력? 엉뚱하다고 생각해 본 적 없어요”

입력 2020-06-1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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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최강희가 25년 동안 한결같이 연기할 수 있었던 비결로 “긍정의 힘”을 꼽았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있는 대로 솔직하게 사는 것”도 가장 현명한 방법임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사진제공|매니지먼트 길

연기자 최강희가 25년 동안 한결같이 연기할 수 있었던 비결로 “긍정의 힘”을 꼽았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있는 대로 솔직하게 사는 것”도 가장 현명한 방법임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사진제공|매니지먼트 길

■ SBS드라마 ‘굿캐스팅’ 마친 최강동안 최강희

빗속 발길질·비행기서 멱살 잡고
‘백찬미’ 통해 액션의 매운맛 알아
시청자에 대리만족 준 걸로 만족
연기 25년째…솔직함으로 버텼죠

연기자 최강희(43)가 드라마를 선택하는 기준은 딱 하나다.

“시청자를 위한 이야기!”

여기에 “더울 땐 시원함을, 따뜻함이 필요할 즈음엔 위로를 안기는 자상함”이 엿보이는 작품이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덥석” 붙잡는다.

16일 종영한 SBS ‘굿캐스팅’도 마찬가지이다. 여성 국정원 요원들이 활극을 펼치는 대본을 보자마자 ‘이거다!’ 싶었다. 많은 준비가 필요한 고난도 액션 연기에도 기꺼이 도전했다. 덕분인지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12.3%(4월27일·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18일 서면으로 만난 최강희는 고생을 이미 싹 잊은 듯했다. 그는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줄 수 있어서 그저 행복하다”고 했다.

배우 최강희. 사진제공|매니지먼트 길

배우 최강희. 사진제공|매니지먼트 길


● “‘4차원 매력’, 정말 있나요?”

빗속에서 발길질하고, 좁은 비행기에서 멱살 잡고…. 최강희는 극중 최고 실력을 갖춘 블랙요원 백찬미를 연기하면서 데뷔 25년 만에 ‘매운 맛’을 봤다. 촬영을 시작한 작년 8월, “폭염 속에 에어컨도 없이 컨테이너 안에서 액션 연기를 연습한 게 하이라이트”였다.

고행의 연속이었지만, “그때 체력이 정말 좋아진 것 같다”며 긍정의 마인드를 잃지 않는다. 드라마 속에서 ‘삼총사’를 이룬 김지영·유인영과 함께 하니 고단함도 금방 가셨다. 극중 출산과 결혼으로 현장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두 사람과 각종 위기를 타파하는 연기를 하면서는 “사이다를 마신 기분”을 느꼈다.

“답답한 ‘고구마’보다 통쾌한 매력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아 드라마도 사랑을 받은 것 같아요. 각각의 고민과 환경이 현실과 맞닿아 있는 캐릭터들이 악인과 대결에서 승리하니까 저도 즐거웠고요. 우리 ‘팀’은 언젠가 꼭 다시 만나고 싶어요. 액션 연기를 하면서 KBS 2TV ‘추리의 여왕’ 시리즈를 함께 한 권상우 씨가 생각나더라고요. 언젠가 상우 씨와 멋있는 액션 연기의 호흡을 한 번 맞춰보고 싶어요.”

최강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수식어인 ‘4차원 매력’과 ‘동안 외모’는 여전히 빛을 발한다. 20대 시절에서 전혀 달라지지 않은 외모와 발랄한 분위기가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는다. 하지만 정작 그는 두 별명에 동의하지 못하는 눈치다.



“저 스스로 엉뚱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웃음) ‘동안 비결’도 뚜렷하게 없고요. 작품 촬영 때나 관리하려고 노력할 뿐이지, 평소엔 자외선 차단제도 잘 안 바르는 걸요. 딱 하나, 근력운동만은 꾸준히 해요. 연기자가 아닌 저는 때때로 자신을 감출 때도 있는 조용한 사람이에요. 전 그냥 저인데, 무언가를 자랑스러워하거나 드러내는 게 부끄러울 때가 간혹 있어요.”

배우 최강희. 사진제공|매니지먼트 길

배우 최강희. 사진제공|매니지먼트 길


● 25년 버틴 비결? “있는 대로 솔직하게”

1995년 데뷔해 어느덧 25년차 연기자가 됐다. 길다면 긴 시간 쉴 새 없이 달려왔다. 그에게 ‘버틴다’는 건 “쉴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다 탈이 났다. 2013년 ‘갑자기 당한 사고’처럼 우울증이 찾아와 2년여 동안 꼬박 앓았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처럼, 길게 참으니 터진 거였죠. 결국엔 ‘있는 만큼 솔직하게 사는 것’이 가장 좋다는 걸 깨달았어요. 요즘엔 억지로라도 부정적인 말을 안 해요. 그 마음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자체가 에너지가 되더라고요. 제 허점은 되도록 찾지 않으려 해요. 바라는 무언가가 생기면, 스스로에게 ‘넌 그걸 해낼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해줘요.”

유쾌함을 되찾은 지금, 최강희는 또 다시 “꾸준하고 성실하게 연기하며 사는 삶”을 꿈꾼다. 2010년 세계환경의 날 한국 홍보대사 등을 역임하는 등 오랫동안 관심을 드러내온 환경 문제에도 꾸준히 목소리를 낼 작정이다.

“사랑받은 것에 대한 감사함과, 사랑을 나누는 일의 중요함을 잊지 않고 살아가려 해요. 꿈을 이루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멈추지 않을 거고요. 환경보호는 제가 지닌 꿈 중 하나에요. 자연과 사람을 해치지 않고 보호하고 싶어요. 지구를 보면 마음이 아파요. 우리가 함께 사는 공간인 만큼, 제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은 하고 싶어요.”

● 최강희

▲ 1977년 5월5일생
▲ 1995년 KBS 1TV ‘신세대 보고서-어른들은 몰라요’로 데뷔
▲ 1998년 영화 ‘여고괴담’
▲ 1999년 KBS 2TV ‘학교’·‘광끼’·연기대상 신인상
▲ 2008년 MBC ‘달콤한 나의 도시’·연기대상 여자연기상
▲ 2009년 영화 ‘애자’·청룡영화상 인기상
▲ 2011년 MBC ‘보스를 지켜라’·연기대상 최우수연기상
▲ 2017년 KBS 2TV ‘추리의 여왕’
▲ 2018년 2018년 ‘추리의 여왕’ 시즌2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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