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츠 물어 죽인 ‘불광동 로트와일러’ 논란…벌써 5번째라고?

입력 2020-08-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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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트와일러(사진)와 같은 맹견은 외출시 반드시 목줄과 입마개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어기는 견주들이 종종 있어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입마개만 했어도…안이한 펫티켓이 부른 비극

죽은 스피츠 반려인, 경찰 고소
가해견주 “안락사 못시켜” 당당
처벌 국민청원 5만6041명 서명
이웅종 교수 “펫티켓 교육 필요”
7월 25일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서 맹견인 로트와일러가 반려인과 산책 중이던 소형견 스피츠를 물어 죽인 사건이 발생했다.

반려인과 스피츠는 갑작스러운 공격을 피해보려 했으나 로트와일러의 무차별적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로트와일러의 견주가 뒤늦게 달려와 저지하려 했음에도 실패하고 사건은 비극으로 끝났다. 이 모든 것이 단 15초 만에 벌어진 일이다. 스피츠의 반려인도 로트와일러의 기습공격을 저지하다 부상을 당했다. 이 로트와일러는 사건 현장에서 몇 걸음 떨어진 장소에서 3년 전 다른 개를 물어죽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반려인은 동물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로트와일러 견주를 경찰에 고소했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충격적인 사건에 비난 여론이 들끓으며 가해 견주가 개를 키우지 못하게 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청원인은 자신을 이 사건의 목격자라고 밝히며 “가해자는 오래 전부터 입마개는커녕 목줄도 하지 않은 대형 맹견인 로트와일러를 주택가에 풀어놓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첫 번째 강아지 사망사건이 터진 이후에는 입마개를 하더니, 그것도 몇 달 못 가서 다시 입마개를 하지 않고 목줄만 한 상태로 산책을 나왔다”며 “같은 패턴의 사고가 벌써 5번째”라고 성토했다. 5일 현재 이 국민청원에는 5만6041 명이 서명했다.

해당 로트와일러를 안락사 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견주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서 입마개를 하지 못했다”면서 “내가 죽더라도 개는 안락사 못 시키겠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현행법상 맹견 5종은 입마개가 필수다.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 등 5종이다.

하지만 일부 견주들은 안이한 생각으로 입마개를 하지 않아 사고가 난다. 한 해 평균 2000명이 넘게 개 물림 피해사고가 일어나지만 이에 대한 처벌은 미미하다.

전문가들은 펫티켓(반려동물 매너) 교육을 강제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원조 개통령’ 이웅종 연암대 교수는 “반려동물 관련 사고는 항상 돌발적으로 일어난다. 언제든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사고 예방을 위해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반려동물 교육 인증제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가가 강제하지 않아도 선진국에서는 ‘반려동물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 반려인들이 펫티켓 교육을 받는다”면서 “한국도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캠페인 활동을 통해 ‘펫티켓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호승 객원기자 inewsma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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