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돌아왔다! ‘체인지업 장인’ 류현진, 5이닝 8K 무실점 첫 승

입력 2020-08-06 15: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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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괴물’이 돌아왔다. 우리가 알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시즌 세 번째 등판에서 부진을 딛고 일어서며 첫 승을 신고했다. 행운 섞인 내용이 아닌 류현진 특유의 장점이 살아난 경기라 더욱 의미 컸다.

류현진은 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ML)’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1안타 3볼넷 8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팀이 2-0으로 앞선 6회 마운드를 토마스 해치에게 넘겼다. 불펜진이 남은 4이닝을 1실점으로 버텼고, 류현진은 시즌 첫 승(1패)을 기록했다. 토론토 이적 후 첫 번째 승이다.

별다른 위기가 없었다. 1회 선두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리는 듯했지만 후속 댄스비 스완슨 타석에서 주자를 견제로 잡아냈다. 류현진의 네 번째 견제사였다. 2013년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ML에 데뷔한 류현진은 이날까지 129경기에서 단 6개의 도루만 허용했다. 도루 시도 자체도 12개로 적었는데, 그나마도 절반을 저지했다. ML 대표 파수꾼이라는 별명이 과하지 않다.

앞선 부진을 말끔히 씻는 호투였다. 류현진은 개막 후 두 차례 등판에서 승리 없이 1패, 9이닝 8실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속구구속이 떨어지며 같은 폼에서 나오는 변화구인 체인지업의 힘이 잃었다.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활용하는 특유의 제구력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류현진은 애틀랜타전을 앞두고 머리칼을 다듬으며 심기일전했다. 이날도 3볼넷을 허용한 게 옥에 티였지만 구심의 스트라이크존이 바깥쪽을 후하게 잡아주는 영향이 컸다. 앞선 두 경기처럼 크게 빠지는 공은 없었다.

체인지업이 없는 류현진은 우타자에게 공략당하기 쉽다. 애틀랜타는 9명의 타자 중 8명을 우타자로 내세우며 공략했다. 그러나 이날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제대로 춤을 췄다. 류현진이 뽑아낸 삼진 8개 중 6개의 결정구가 체인지업이었다. 이날 속구 평균구속은 90마일(약 144㎞)로 앞선 두 경기 평균보다 1.1마일(약 1.8km) 정도 올랐다. 숫자만 보면 변화가 크지 않지만 체감 효과는 상당했다. 이만큼의 구속 상승만으로도 체인지업의 위력은 배가됐다. 류현진이 전체 84구 중 32구(38.1%)를 체인지업으로 택했을 만큼 자신감이 가득했다.

2전3기 끝에 거둔 새 팀에서의 첫 승. 비로소 괴물이 미소를 지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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