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바란 선발로 돌아온 이영하, 더욱 아쉬운 노 디시전

입력 2020-08-07 22: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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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영하. 스포츠동아DB

6이닝 6피안타 4볼넷 1삼진. 합격점을 주기는 어려운 투구내용이다. 하지만 내보낸 10명의 주자 중 홈으로 불러들인 이는 한 명도 없었다. 이영하(23·두산 베어스)가 김태형 감독(53)의 바람대로 마운드 위에서 버텨냈다. 그렇기 때문에 불펜의 난조가 아쉽다.

두산은 7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8로 패했다. 7회까지 4-0으로 앞섰지만 8회 전준우에게 만루홈런을 내주는 등 대거 7실점, 승기를 한 순간에 내줬다. 사령탑이 불펜에서 가장 구위가 좋다는 말로 강력한 신뢰를 보냈던 홍건희의 부진이라 더욱 뼈아팠다.

선발투수 이영하는 6이닝 동안 6안타 4볼넷을 내줬다. 속구 최고구속은 152㎞였지만 전체 59구 중 볼이 21개로 제구도 흔들렸다. 나갔던 주자 중 7명이 득점권으로 놓이는 등 대량실점 위기가 번번이 찾아왔다. 하지만 무실점으로 버텨냈다. 올 시즌 두 번째로 많은 107구를 던지며 롯데 타자들의 득점 의지를 막아섰다.

2회 무사 2·3루에서 안치홍을 뜬공으로 처리했고, 태그업해 홈으로 뛰던 3루주자 한동희를 우익수 박건우가 저격한 것은 이날 경기의 예고편이었다. 5회 1사 만루에서는 손아섭을 1루수 땅볼로 유도했고, 홈에서 3루주자 김준태가 잡혔다. 이어 후속 전준우를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6회에도 2사 만루 위기가 있었지만 김재유를 삼진 처리. 어떻게든 버텨내는 것이 선발투수의 제1덕목이라면 이영하는 확실히 보여줬다.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나보다는 (이)영하 본인이 더 아쉬울 것이다. 지난해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하고, 결혼을 하며 책임감도 생겼다. 공 자체도 좋아지고 있다”면서도 “안 좋을 때 탁 넘어가야 하는데 그게 안 되고 2~3점을 한 번에 준다. 다른 부분보다는 그 부분이 안 된다”고 아쉬워했다. 주자를 허용했을 때 와르르 무너지는 부분만 개선한다면 나아질 여지가 충분하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이영하가 내려간 뒤 두산 불펜이 무너졌다. 이영하로서는 버텨냈다는 소득으로 심리적 플러스 요인이 분명한 경기였지만, 그렇기 때문에 팀으로서도 아쉬움이 짙은 하루였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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