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안치홍. 스포츠동아DB

롯데 안치홍. 스포츠동아DB


“기쁨보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다.”

최근 15경기 타율 0.345. 여기에 팀 대역전극의 포문을 여는 적시타까지…. 하지만 안치홍(30·롯데 자이언츠)은 밝게 웃지 않았다. 잘한 것보다 못한 것을 먼저 떠올리며 이를 갈고 있다.

롯데는 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8-4로 승리했다. 7회까지 7안타 4볼넷으로 쉴 새 없이 출루했지만 해결의 한 방이 없었다. 하지만 8회 전준우의 개인 2호 그랜드슬램 포함 대거 7득점으로 순식간에 분위기를 바꿨다. 8월 5경기에서 전승행진으로 기세가 뜨겁다.

팀 포문을 연 것은 안치홍이었다. 0-4로 뒤진 7회말 선두 한동희가 볼넷을 골라 살아나갔다. 후속 딕슨 마차도는 2루수 땅볼을 때렸지만 오재원이 이를 실책하며 무사 1·2루. 그러나 롯데는 앞서 두 차례 만루 기회를 놓치는 등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이럴 때 타자들은 찬스가 부담스러워진다.

안치홍은 볼카운트 2B-1S로 유리한 상황에서 박치국의 4구를 밀어쳐 우중간 담장을 갈랐다. 3루주자 한동희의 득점으로 롯데 전광판에도 0이 아닌 숫자가 올라갔다. 이 득점을 발판으로 김준태의 희생플라이, 전준우의 만루홈런이 이어졌다. 앞선 세 타석 무안타에 그쳤던 안치홍으로서도 한 시름 덜었다.

수비에서도 깔끔했다. 7-4로 앞선 8회 선두 최주환 타석. 제대로 받아친 타구는 우중간을 가를 듯 날아갔지만 펄쩍 뛰어오른 안치홍의 글러브를 넘지 못했다. 3점차.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스코어다. 선두타자가 살아나갔다면 경기 양상은 달라질 수 있었다. 수비에 대한 욕심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내야 안정에 초점을 맞추는 안치홍에겐 반가울 만한 장면이었다.

그러나 경기 후 안치홍은 “앞선 타석에서 몇 차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적시타를 터뜨린 기쁨 보다는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팀이 조금 더 빨리 승기를 잡는 데 보탬이 되지 못해 죄송하기도 하다”며 오히려 반성부터 했다. 이어 “향후 팀에 더욱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으로 짧은 소감을 밝혔다.

안치홍은 7월 11일까지 54경기에서 타율 0.264로 주춤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팀을 옮기며 안팎으로 부담이 많았다. 하지만 이후 15경기에선 타율 0.345로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롯데 관계자들도 “안치홍은 시즌이 끝났을 때 본인의 커리어만큼 수치에 수렴해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아 확신한다.

최근의 맹타, 안정감을 증명하는 수비. 이 모두 안치홍의 중요한 가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은 욕심이 더 값지다. 안치홍의 더 높은 반등을 기대해도 좋을 이유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