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세고 오래가는 KT 로하스, 호세·테임즈·박병호의 대기록에 도전장

입력 2020-08-11 16: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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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로하스. 스포츠동아DB

OPS(출루율+장타율)는 계산이 쉽고 타자의 공격력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타율 3할, 출루율 4할, 장타율 5할은 최상위권 타자를 상징한다. 단순히 계산하면 OPS 0.9를 넘길 경우 준수한 타자로 평가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OPS 1.0은 ‘리그 폭격기’ 수준임을 의미한다. 지난해까지 KBO리그 38년 역사상 단일시즌 OPS 1.0 이상의 타자는 89명으로 연 평균 2.3명꼴이었다.

파괴력의 상징인 OPS 1.0을 매달 넘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대부분의 타자들은 한두 달 슬럼프를 겪은 뒤 몰아치기로 이를 상쇄한다.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단일시즌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매월 OPS 1.0을 넘긴 타자는 단 3명에 불과하다. 2001년 펠릭스 호세(롯데 자이언츠·1.198), 2015년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1.287), 박병호(넥센 히어로즈·1.150)가 그 주인공들이다. 리그 역사에 남을 ‘몬스터 시즌’을 보낸 이들 중에서도 손꼽힐 만큼의 대업이라는 의미다.

올해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가 이 대기록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로하스는 10일까지 75경기에서 타율 0.392, OPS 1.223, 28홈런, 72타점을 기록했다. 5월 OPS 1.144로 포문을 연 뒤 6월 1.137, 7월 1.297로 좀처럼 식지 않는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8월에는 5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OPS가 1.767에 달한다. KBO 선정 6월 최우수선수(MVP)에 이어 7월에도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이유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시즌 223안타, 54홈런으로 외국인타자 최다 기록을 갈아 치울 수 있다.

꾸준한 괴력은 개인 타이틀 순위에서도 드러난다. 로하스는 KBO의 타자 공식시상 8개 부문 중 타율, 홈런, 타점, 최다안타, 출루율, 장타율 등 6개 부문에서 선두에 올라있다. 득점도 2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남은 시즌 뒤집기에 성공한다면 2010년 이대호(롯데) 이후 10년만이자 외국인선수 최초의 7관왕에 등극할 수 있다.

리그를 폭격한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만큼 강력한 힘을 보여주고 있는데 꾸준하기까지 하다. 괴이할 만큼 길어진 장마로 인해 많은 타자들이 타격감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로하스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듯하다. 이강철 KT 감독은 일주일에 한 번꼴로 로하스에게 지명타자를 맡긴다. 조금이라도 체력을 안배하라는 배려다. 창단 첫 5강에 도전장을 내민 KT에게 ‘역대급’ 꾸준한 괴력을 보이는 로하스는 든든한 자산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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