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베이스볼] 8월에 뜨거운 LG를 만든 고우석의 든든한 뒷심

입력 2020-08-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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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승률 2위 LG의 뒷문은 돌아온 소방수 고우석이 철통같이 지키고 있다. 팀의 최근 5연승 중 2경기의 세이브를 책임지는 등 8월 5경기에서 5.2이닝, 평균자책점 1.59, 4세이브의 맹활약이다. 스포츠동아DB

KBO리그에서 8월 들어 가장 뜨거운 팀은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다. 각각 10승4패, 9승4패로 월간 승률 1, 2위다. 이 같은 호성적 덕분에 LG는 7월 31일까지만 해도 39승1무32패로 6위 KT 위즈에 2게임차까지 쫓기는 5위에 그쳤지만, 17일 현재 48승1무36패로 3위까지 도약했다.

최근 KIA 타이거즈와 선두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5연승을 거둔 신바람의 원동력은 뜨거운 방망이다. 8월 팀 타율 0.301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다. 최다 홈런(19개)과 최다 타점(81개)으로 상대 마운드를 잘 공략했다. 물론 마운드도 어느 정도 제 역할을 했다. 8월 팀 평균자책점(ERA)은 4.42로 5위다. 팀 ERA 1위 키움(2.84)~2위 롯데 자이언츠(3.03·7승3패)~3위 두산 베어스(3.54)~4위 KT(3.79·이상 6승5패)보다는 떨어지지만, 효율적인 운영으로 잘 버텨줬다.

8월의 LG 마운드를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시킨 주인공은 소방수 고우석(22)이다. 5월 팀이 4연승을 내달리던 도중 왼 무릎 내측 반월판 연골손상으로 이탈했을 때만 해도 이처럼 빨리 정상의 몸으로 돌아올지는 아무도 몰랐다.

7월 11일 잠실 NC전으로 1군 마운드에 복귀한 고우석은 이후 5경기에서 3.2이닝 동안 7실점, ERA 12.27로 흔들렸다. 류중일 감독도 “한창 때의 대포알 같은 공이 오지 않는다”고 아쉬워했지만, 시간이 해결할 문제였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는 눈치였다.

감독이 믿는 구석은 있었다. 실전감각이 떨어진 탓에 공이 한가운데로 몰리고 밸런스가 맞지 않아 무브먼트가 예전 같진 않았지만, 마운드에서 자주 타자를 상대하다보면 좋았던 감각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 예측은 맞았다. 8월 들어 고우석은 언터처블급 투수로 변신했다. 1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9-5로 앞선 9회 등판해 브랜든 반즈에게 좌월 2루타로 1실점한 것을 제외하곤 무실점 행진 중이다. 5일 광주 KIA전에선 1이닝 3K를 기록하며 구위가 정상궤도에 진입했음을 알렸다.

고우석의 역량을 확인시켜준 것은 최근 팀의 5연승 기간 중 거둔 2세이브다. 13일 잠실 KIA전에서 3-2로 쫓기던 8회 2사 3루를 틀어막은 것이 압권이었다. 소방수들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터프세이브 상황에서 삼진으로 8회를 넘긴 뒤 9회도 퍼펙트하게 막았다. 16일 창원 NC전에서도 6-5로 앞선 8회 2사후 마운드에 올라 4개의 아웃카운트를 퍼펙트로 처리했다.

8월 5.2이닝 동안 4세이브를 거두는 사이 고작 2안타만 허용하고, 10개의 삼진을 잡은 고우석의 현재 구위는 10개 구단 마무리투수들 중 최고다. 같은 기간(8월) 4세이브를 올린 키움 조상우도 있지만, 9이닝 동안 6안타를 맞고 삼진은 11개를 잡았다. 4세이브1패를 기록한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은 6.2이닝 동안 안타 6개를 맞고 삼진 8개를 잡았다.

이 때문에 류 감독은 고우석을 점점 더 과감하게 기용한다. 세이브 기록보다는 팀이 꼭 필요한 순간 한 박자 일찍 등판시켜 그동안 고생했던 정우영의 부담도 덜어주면서 한 번 잡은 승리의 기회는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이제 LG에도 든든한 뒷심이 생겼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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