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작이라서?…‘테넷’ 22·23일 사전 ‘변칙 개봉’ 강행

입력 2020-08-18 17:3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할리우드 영화 ‘테넷’이 26일 개봉에 앞서 22일과 23일 프리미어 상영이라는 명목으로 변칙 개봉해 비판이 일고 있다. 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코리아

할리우드 영화 ‘테넷’이 26일 개봉에 앞서 22일과 23일 프리미어 상영이라는 명목으로 변칙 개봉해 비판이 일고 있다. 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코리아

올해 할리우드 기대작으로 꼽히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테넷’이 주말인 22일과 23일 이틀간 프리미어 상영이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사전 개봉한다.

개봉일을 26일로 확정했지만 그 보다 일찍 유료 시사회 형식으로 먼저 영화를 상영하는 ‘변칙 개봉’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꼼수나 다름없는 변칙 개봉에 따라 먼저 개봉을 확정한 신작은 물론 기존 상영작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9일·20일 시사회 등 취소…유료 상영은 그대로
‘테넷’ 배급사 워너브라더스코리아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19일 계획한 언론배급 시사회 및 20일 감독과 주연 배우들이 참여하는 라이브 컨퍼런스를 전부 취소했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주시하면서 17일에 이어 18일 오전까지 행사 진행을 두고 논의를 거듭한 ‘테넷’ 측은 18일 오후 “정부의 실내 50인 이상 행사 금지 조치에 따라 행사를 취소한다”고 알렸다.

하지만 22일과 23일 이틀간 계획한 유료 상영은 예정대로 진행한다. 주최 측이 참석자를 모집하는 50인 이상 행사는 방역 당국 지침에 따라 취소하면서도 정작 이틀간 관객이 집중적으로 몰릴 사전 유료 상영은 유지키로 한 이중적인 행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다크 나이트’ 시리즈로 국내서 막강한 팬덤을 구축한 할리우드 대표 연출자이다. ‘인터스텔라’로 1000만 관객에 성공했고, ‘인셉션’을 통해 598만 관객 등을 거둔 흥행 감독이기도 하다. ‘테넷’이 올해 개봉을 계획한 할리우드 영화 가운데 최대 기대작으로 꼽힌 배경도 다른 아닌 감독이 형성한 팬덤에서 나온다.

이를 반영하듯 실제로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CGV 아이맥스 스크린과 4DX, 메가박스 돌비 시네마 등 특수관을 중심으로 확정된 22일과 23일 ‘테넷’ 상영관은 객석 띄어 앉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18일 오후 현재 소위 ‘명당’ 좌석이 대부분 팔렸다.

18일 오후 5시 기준 ‘테넷’ 예매율은 50.5%(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높은 예매율은 영화에 대한 입소문 확산에 결정적으로 기여하고, 추후 상영관 확보의 근거가 되는 만큼 ‘테넷’은 유료 상영을 통해 이를 노리고 있다는 영화계의 지적도 나온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18일 “시사회나 컨퍼런스 등 주최 측이 진행하는 행사는 방역 지침과 혹시 모를 우려를 감안해 취소한 반면, 개봉 전 프리미어 상영을 유지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북미 코로나19 심각…‘테넷’도 어려움 지속
물론 ‘테넷’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미국에서 급속히 확산되는 코로나19 상황으로 몇 차례 개봉을 연기한 끝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로는 처음 자국인 북미보다 한국과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 먼저 개봉키로 했기 때문이다.

‘테넷’ 측은 프리미어 상영을 두고 “세계 최고 영화시장인 북미보다 해외에서 먼저 개봉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코로나19로 침체된 전 세계 영화시장을 딛고 더욱 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기 위해 할리우드 영화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데 통감해 (유료 상영을)택했다”고 밝혔다. 22일과 23일 사전 유료 상영을 진행하는 국가는 한국과 호주 두 곳이다.

하지만 이런 입장에 대해서도 영화계 반응은 엇갈린다.

한 영화사 대표는 “‘테넷’이 7월에서 8월로 개봉을 미룬 뒤에도 ‘테넷’이 언제 개봉할지를 확인하면서 시기가 겹치지 않으려고 노력한 영화들이 있다”며 “26일 예정대로 개봉한다고 해도 어차피 초반부터 관객 동원이 충분히 예상되는데도 굳이 일주일 전 유료 상영을 진행하는 방침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