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억 SF 대작 ‘승리호’ 제작보고회…내달 23일 개봉

입력 2020-08-19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국형 SF’가 탄생한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 ‘승리호’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치고 9월23일 개봉한다. 사진은 주연 
김태리와 송중기(왼쪽부터)가 우주쓰레기를 청소하는 우주선에 탑승해 항해하는 모습. 사진제공|메리크리스마스

‘한국형 SF’가 탄생한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 ‘승리호’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치고 9월23일 개봉한다. 사진은 주연 김태리와 송중기(왼쪽부터)가 우주쓰레기를 청소하는 우주선에 탑승해 항해하는 모습. 사진제공|메리크리스마스

송중기 “우주 쓰레기 청소 신선”
김태리 “첫 여성선장 끌렸다”

유해진 “우주 SF, 우리 방식 완성”
조성희 감독 “서민들의 우주 활극”
“우주 쓰레기 청소선이라니, 신선했다! 우주 SF영화를 시도하는 도전정신에도 끌렸다.” (송중기)

“우주영화라면 ‘번쩍번쩍’ 엘리트가 나오는 걸 상상하지만 ‘승리호’는 아주 구수∼한 영화다. 찢어진 옷, 구멍 난 양말 주워 신는 사람들 이야기다.” (김태리)

식물 한 포기 자랄 수 없이 사막화한 2029년 지구, 상위 5%의 인류는 우주 위성궤도에 기지를 건설하고 거대한 숲과 깨끗한 공기를 누리면서 산다. 그 외 사람들은 지구에 남아 근근이 생명을 유지하는 계층으로 나뉜 시대. 9월23일 개봉하는 송중기·김태리 주연 영화 ‘승리호’(제작 영화사비단길)가 그린 미래다.

올해 개봉하는 한국영화 가운데 최대규모인 총 제작비 240억원, 국내 첫 우주배경 SF영화로 주목받는 ‘승리호’가 18일 제작보고회를 열고 출사표를 던졌다. 또 다른 주연인 유해진, 진선규 그리고 조성희 감독까지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5명의 주역은 자신감을 감추지 않으면서 “할리우드 전유물이던 우주 SF영화를 우리 방식으로 완성했다”고 입을 모았다.

스크린과 안방극장에서 스타파워를 과시해온 송중기, 김태리에게 ‘승리호’는 색다른 도전이자 모험이다. “색깔이 비슷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배우들”이라는 유해진의 설명처럼 송중기와 김태리는 촬영현장에서 막강한 팀워크를 발휘했다고 자신했다. 관객이 내릴 평가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도 말했다.

영화 ‘승리호’의 주연 송중기가 18일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메리크리스마스

영화 ‘승리호’의 주연 송중기가 18일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메리크리스마스



송중기 “정신없이 몰아치는 우주 활극”
조성희 감독은 송중기를 일약 흥행배우로 만든 2012년 영화 ‘늑대소년’(706만 관객)의 연출자이다. 10년 전 친구로부터 우주에 떠도는 무시무시한 폐기물에 관한 정보를 듣고 영화를 처음 구상했다는 감독은 송중기와 다시 손잡고 “우주 활극”을 완성했다.

송중기는 “감독님의 무궁무진한 아이디어와 만화적인 색깔이 우주 SF와 만나면 어떨지 궁금했다”며 “서로 말하지 않아도 진심을 느낄 수 있는 사이로, 감독이 만든 세계에 나의 개성을 채워 넣었다”고 밝혔다.

영화는 우주에서 쓰레기를 수거해 돈을 버는 청소 우주선 승리호에 탑승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송중기는 돈 되는 일을 뭐든 찾아다니는 조종사 태호 역할이다. “돈이 없고 지질하고, 그래서 절박한 마음으로 ‘잔머리’까지 굴리는 인물”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우연히 대량살상무기로 개발된 인간형 로봇을 발견한 태호와 선원들의 모험이 주요 스토리다.

송중기는 대부분 장면을 블루스크린 앞에서 상황을 상상하면서 연기했다. 90% 이상 컴퓨터그래픽으로 채웠을 만큼 VFX(시각특수효과) 분량이 절대적인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송중기는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해 표현해야 했기에 많이 긴장했지만 김태리, 진선규 그리고 팀의 중심인 유해진 형님이 어우러지는 활기찬 팀워크의 덕을 봤다”며 “아이디어를 많이 나누고 피드백하면서 우리끼리 즐기며 찍었다”고 말했다.

영화 ‘승리호’의 주연 김태리가 18일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메리크리스마스

영화 ‘승리호’의 주연 김태리가 18일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메리크리스마스



김태리 “사고뭉치 선원들 이끄는 선장”
2016년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를 통해 혜성처럼 등장한 김태리는 이후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그린 ‘1987’, 청춘의 고민과 성장을 담은 ‘리틀 포레스트’를 통해 실력을 증명하고 흥행까지 이뤄 관객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고 있다. 네 번째 주연영화인 ‘승리호’에서는 우주선을 직접 개조해 팀을 이끄는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 장 선장 역을 맡았다.

“익숙하게 봐 왔던 똑똑한 리더의 모습으로만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는 김태리는 “더럽고 거칠게, 또는 어수룩하면서도 인간적인 모습까지 담았다”고 설명했다. 외모부터 파격적이다. ‘올백’ 헤어스타일에 보잉 선글라스, 군데군데 찢어진 옷을 입는다. 김태리는 “여성 선장이라는 타이틀이 처음이라 더 매력적”이라며 “한국영화 최초 우주 SF의 한 부분에 내가 들어간다면 어떤 모습일까 기대를 갖고 참여했다”고 밝혔다.

미래 우주의 세계를 연기로 간접 경험한 김태리는 “상상으로 표현하는 과정이 꽤 어려웠지만 저 뿐만 아니라, 스태프와 배우들 모두 처음 하는 도전이었기에 서로 응원하면서 촬영했다”고 돌이켰다. 송중기에 이어 또 한 번 “남다른 팀워크였다”고도 강조했다.

‘승리호’는 추석 연휴를 타깃으로 삼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하면서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도 배우들은 방역 지침을 준수하는 건강한 관람을 독려했고, 상황이 호전되기를 바랐다. 그러면서도 영화가 지닌 경쟁력을 강조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조성희 감독은 “고증보다 상상을 통해 완전히 다른 세상을 그리지만, 등장인물들이 근사한 슈트를 입고 초능력을 발휘하는 할리우드식 영웅은 아니다”며 “지금 우리와 다를 바 없이 대출금 이자, 공과금 걱정하고 된장찌개에 쌀밥을 먹는 한국의 서민들이 우주를 날아다니는 이야기라는 점이 차별점이자 우리만의 개성”이라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