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면 지키고 밀리면 뒤집고… LG의 ‘9시 야구’가 달라졌다

입력 2020-08-19 15: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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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스포츠동아DB

짜릿한 역전승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쾌감을 안겨준다. 반대로 역전패는 1패 이상의 충격과 찝찝함으로 다가온다. 불펜을 비롯한 팀 전체의 뒷심은 곧 강함의 정도와 비례한다. 그런 의미에서 올 시즌 LG 트윈스의 저력은 상당하다. ‘9시 야구’ 최강자의 면모를 뽐내며 어느새 상위권을 위협하는 태풍의 눈이 됐다.

LG는 18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연장 10회 6-5 승리를 거뒀다. 3-5로 뒤진 9회말 2득점으로 균형을 맞췄고, 10회말 김현수의 끝내기 홈런이 터졌다. 올 시즌 LG가 7회까지 뒤진 경기에서 거둔 7번째 승리다.

LG는 올 시즌 7회까지 뒤진 39경기에서 7승32패(승률 0.179)를 기록했다. 2할에도 못 미치는 승률이지만, 리그 전체 2위다. 그만큼 막판 뒤집기가 어렵다는 증거다. 실제로 LG 타자들은 7회 이후, 2점차 이내 클러치 상황에서 18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선두 NC 다이노스와 더불어 최다 1위다.

반대로 앞선 경기는 확실히 잡았다. LG는 7회까지 앞선 44경기에서 40승1무3패(승률 0.930)를 거뒀다. 역시 NC와 더불어 리그 1위다. 불펜 평균자책점(ERA) 자체는 5.08로 리그 5위에 불과하지만 정우영, 진해수, 고우석 등 필승조 자원들은 위기를 확실히 틀어막으며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눈에 보이는 지표 이상의 뒷심이 선수단 전반에 퍼져있다. 선발투수가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하지 못한 42경기에서도 22승21패(승률 0.512)로 1위다. LG와 NC(18승1무18패)를 제외한 8개 구단이 5할 승률을 밑도는 것을 고려하면 선발 싸움에서 밀려도 쉽게 경기를 내주지 않는 LG의 저력이 드러난다.

파죽의 6연승. 하지만 연승은 언젠가 끊긴다. 또 다시 연패 모드에 접어드는 때도 분명히 찾아올 것이다. 그럼에도 예년에 비해 추락의 걱정이 덜한 이유는 팀 전력의 짜임새와 저력을 증명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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