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후반기 반등을 이끌어야 할 주인공은 양현종∼이민우∼임기영(왼쪽부터)의 토종 선발 3총사다. 양현종은 선동열이 보유한 구단 최다승(146승) 경신, 이민우와 임기영은 트레이드로 합류한 장현식과 경쟁구도라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어 앞으로 활약이 더 기대된다. 스포츠동아DB
주춤하는 시기가 길어져서 좋을 게 없다. 반드시 다시 한번 상승세를 타야 하는 KIA 타이거즈 토종 선발진이다.
개막 이후 줄곧 준수한 성적을 낸 KIA가 무더위 시작과 함께 위기를 맞았다. 5월부터 7월까지는 단 한번도 월간승률 5할 밑을 기록한 적이 없지만, 8월 현재는 19일까지 5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주말 9위 SK 와이번스와 치른 3연전 스윕을 제외하면 KIA에는 뼈아픈 패배가 많았다. 특히 롯데 자이언츠~LG 트윈스 같은 중위권 경쟁팀들과 맞대결에서 효율적으로 승수를 쌓는 데 실패했다. 투타의 엇박자로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 자주 드러났다. 특히 시즌 초반 ‘지키는 야구’의 한 축을 맡았던 토종 선발진이 체력소진으로 조금씩 힘에 겨워하고 있다. 화끈한 화력은 기대하기 어려운 KIA의 현 전력을 고려하면, 중심을 다시 잡아줘야 할 전력은 분명 토종 선발진이다.
양현종~이민우~임기영으로 구성된 토종선발 3인은 후반기 맹활약을 이어갈 동기부여가 충분하다. 일단 양현종은 시즌 초반 최악의 모습을 벗어던지고 최근 조금씩 정상궤도를 찾아가고 있다. 어느덧 시즌 8승(6패)을 마크해 7년 연속 10승의 대기록에 2승만을 남겨놓고 있다.
통산 144승을 기록 중인 양현종은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146승 대기록에도 근접했다. 시즌 10승을 달성하면 타이 기록이고, 11승 고지까지 밟으면 선 전 감독을 넘어선다. 양현종에게 이보다 더 확실한 동기부여는 올해 없다.
최근 주춤하고 있는 이민우와 임기영에게는 더욱 현실적인 동기부여가 있다. 바로 트레이드 마감을 앞두고 단행된 NC 다이노스와의 2대2 트레이드다. KIA는 새 식구로 투수 장현식과 내야수 김태진을 맞이했는데, 장현식의 존재감이 둘의 선발 보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장현식은 선발과 불펜으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카드다. 올 시즌 NC에서 선발투수로 뛰기 위해 몸을 만들기도 했다. 이민우와 임기영로선 선발 경쟁에 뉴 페이스가 추가된 셈이라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임기영은 최근 제구난조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기까지 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11일 임기영을 1군에서 제외하며 “제구에 어려움을 보여 10일간 여유를 두고 살필 예정”이라고 밝혔다. 15일 대체선발로는 좌완 김기훈이 선택을 받기도 했다.
서로 다른 이유로 다시 상승세를 만들어야 하는 KIA의 토종 선발 3인. 이들이 각자의 확실한 동기부여를 발판 삼아 위기에 빠진 KIA를 다시 순위표 상단으로 이끌 수 있을까.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