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함과 용감함의 차이가 만든 KIA-LG전의 희비

입력 2020-08-19 20: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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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IA타이거즈와 LG트윈스 경기가 열렸다. 5회말 1사 1루에서 KIA 유격수 최원준이 LG 정주현의 2루수 앞 땅볼 때 2루로 향하는 유강남을 포스아웃 시킨 후 1루로 송구하고 있다.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무모함과 용감함의 차이는 무엇일까.

19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KIA 타이거즈-LG 트윈스의 시즌 11차전은 선수의 지나치게 용감한 판단 때문에 요동쳤다. KIA가 1-0으로 앞선 3회말 LG 선두타자 홍창기가 중견수 쪽으로 큰 타구를 날렸다. 안타는 확실했는데, KIA 최원준이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다가 뒤로 빠트리며 3루타를 만들어줬다. 외야수는 최대한 안정적으로 수비해서 대형사고를 막아야 하는데도, 최원준은 이 순간 너무 용감했다. 과감함은 선수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지만, 너무 지나치면 무모한 플레이가 된다.

LG는 곧바로 오지환의 좌전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그런데 오지환도 채은성의 좌익수 쪽 깊은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히자 느닷없이 2루를 향해 뛰었다. 좌익수 나지완은 당황하지 않고 2루로 정확히 송구했고, 오지환은 태그아웃. 이번에는 오지환이 너무 용감했다.

1, 2회를 무실점으로 잘 버티던 KIA 선발 이민우는 3회 위기를 스스로 끊질 못했다. 곧이어 김현수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2사 1루서 17일 첫 아들을 얻어 하루 출산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이형종이 중견수 쪽 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홍창기에게 3루타를 헌납한 것이 마음이 남았던지 최원준은 또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다. 타구는 이번에도 뒤로 빠졌다. 결국 LG는 보기 드물게 한 이닝에 2개의 3루타를 기록하며 2점째를 뽑았다.

LG는 이에 그치지 않고 외국인타자 로베르토 라모스의 우전적시타로 3점째, 이민우의 4구로 만들어진 2사 1·2루서 장준원의 우전적시타로 4점째를 뽑았다. 상대에게 빅이닝을 허용한 과정이 좋지 않자 경기를 지켜보던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의 표정도 변했다.

4회말에도 최원준에게는 불운이 또 닥쳤다. 1사 2루서 채은성이 중견수 쪽으로 깊은 타구를 날렸는데 이를 ¤던 최원준이 조명탑에 타구가 들어갔는지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앞뒤로 움직이다가 2루타를 허용했다. 5점째 실점 이후 KIA 벤치는 이민우를 교체했고, 분위기는 LG 쪽으로 기울었다. 최원준에게는 가장 운수 나쁜 날이었다.

잠실|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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