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63G 남았다! 달라진 롯데 샘슨, 늦었다 할 때가 가장 빨랐다

입력 2020-08-19 21: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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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샘슨.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가 올 시즌에 앞서 아드리안 샘슨(29)을 영입했을 때 모두가 놀랐다. 지난해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35경기(15선발)에 등판한 ‘현역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라는 커리어 때문이었다. 그리고 시즌 12번째 등판 만에 샘슨은 롯데가 왜 자신을 영입했는지 이유를 증명했다.

롯데는 19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7-3으로 승리했다. 4회말 이대호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올렸고, 5회말 대거 4득점하며 순식간에 달아났다. 최근 3연패에서 벗어나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가운데 잠실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마운드에선 6이닝 1안타 3볼넷 4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4승(7패)째를 따낸 선발투수 샘슨이 돋보였다. 롯데 투수진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던 ‘미운 오리’의 반전이었다.

샘슨은 이날 경기 전까지 11경기에서 50이닝 소화에 그치며 평균자책점(ERA) 7.20으로 고전했다. 특히 최근 3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8.2이닝, ERA 15.58로 낙제점이었다. 7월 21일 인천 SK 와이번스전 도중 우측 내전근 파열로 2군에 내려갔고, 이달 13일 사직 NC 다이노스전에 등판했지만 1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시즌 개막 직전 부친상을 당해 미국에 다녀온 뒤 2주간 자가격리를 거쳤다고 해도 너무도 더딘 페이스였다. 허문회 롯데 감독도 공개적으로 질책하며 분발을 촉구했다.

그런 샘슨이 달라졌다. 앞선 11경기에서 모두 김준태와 호흡을 맞췄는데, 이날은 정보근이 마스크를 썼다. 분위기를 바꿔보라는 허 감독의 의중이 담겼다. 정보근은 샘슨에게 적극적으로 몸쪽 공 구사를 주문했다. 경기 초반부터 몸쪽 승부가 빈번했고, 자연스레 바깥쪽 변화구의 위력이 배가됐다. 몸쪽 속구에 대비하던 두산 타자들은 샘슨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에 방망이를 연신 헛돌렸다.

샘슨은 이날 변화구 41개(슬라이더 31개·체인지업 7개·커브 3개)를 던졌는데, 그 중 10개가 헛스윙으로 이어졌다. 1회와 2회 볼넷 하나씩을 내줬을 뿐 큰 위기도 없었다. 전날 선발전원안타를 기록하는 등 타격 사이클이 한창 올라있던 두산 타선을 상대로 만들어낸 결과라 더욱 의미 있었다.

지금까지는 최악이었지만 너무 늦진 않았다. 롯데는 아직 6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부상 등의 이유가 아니라면 샘슨은 12경기 이상 추가 등판이 가능하다. 남은 경기들에서 이날 같은 호투를 꾸준히 보여주기만 한다면, 롯데가 기대한 소기의 목표는 채울 수 있다. 이날 승리는 샘슨에게도, 롯데에게도 중요한 모멘텀이다.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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