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KLPGA 대상포인트 1위 이소영, “현재까지 내 점수는 90점”

입력 2020-08-20 11:2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소영. 스포츠동아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예정된 대회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16일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을 끝으로 한 달여의 ‘강제 휴식기’에 돌입했다. 2020시즌 10개 대회(악천후 탓에 정식 대회로 인정받지 못한 S-OIL 챔피언십 제외)를 마친 KLPGA 투어는 9월 18일 경기 광주 뉴서울CC에서 개막하는 ‘OK저축은행 박세리 INVITATIONAL’로 재개된다.

이번 시즌 10개 대회에서 배출된 우승자는 모두 9명. 박현경(20·한국토지신탁)만 2승의 영광을 안았을 뿐 이다연(23·메디힐), 이소영(23), 김효주(25·이상 롯데), 유소연(30·메디힐), 김지영2(24·SK네크웍스), 김민선5(25·한국토지신탁), 유해란(19·SK네트웍스), 박민지(22·NH투자증권)등 나머지 8명은 모두 트로피 하나씩만을 챙겼다. 압도적인 ‘절대 강자’는 등장하지 않았다.

평준화된 군웅할거의 혼전구도 속 가장 돋보인 선수는 대상포인트 300점으로 1위에 오른 이소영이었다. KLPGA의 대상포인트는 총상금 규모에 따라 매 대회 10위까지 순위별로 차등을 줘 점수를 주고 이를 합산한다. 특정 대회만이 아니라 시즌 전체 성적을 반영하기 때문에 대상은 다른 종목의 최우수선수(MVP)에 해당한다. 5월 E1 채리티오픈에서 시즌 첫 우승(통산 5승) 기쁨을 누린 이소영은 7월 열린 맥콜·용평리조트 오픈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올 시즌 10개 대회에 모두 나서 100% 컷 통과에 성공하며 그야말로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상금랭킹 5위, 평균타수 3위, 톱텐 피니시율 2위 등 각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대상포인트 1위가 결코 허상이 아님을 보여줬다. 시즌 최고의 ‘MVP 급 활약’을 펼친 뒤 코로나19 휴식기를 보내고 있는 이소영과 20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 현재까지 내 성적은 90점!

2016년 KLPGA 투어에 데뷔, 그 해 1승을 따냈던 그는 2018년 3승을 보태고 올해 1승을 추가하며 개인 통산 5승을 수확했다. 지난해까지 대상포인트 순위가 가장 높았던 때는 3위를 차지했던 2018년. “내 가장 큰 목표는 늘 꾸준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대상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번 시즌은 현재까지 100점 만점에 90점을 주고 싶다”고 했다.

“4라운드 내내 1위를 달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던 E1 채리티가 이번 시즌 가장 뿌듯한 장면이다. 지금 생각해도 내 스스로 대견하다고 느껴진다”는 그에게 반대로 가장 아쉬웠던 장면을 물었다. 1타차로 우승을 뺐기고 공동 2위를 한 7월 맥콜·용평리조트오픈을 떠올릴 줄 알았는데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7월 열린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 2라운드 마지막 홀이 가장 아쉽다. 쉽게 플레이 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질 못했다.” 파4 홀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지만 약 22m 거리에서 스리퍼트를 하며 보기에 그쳤다. 악천후 탓에 3라운드는 열리지 않았고, 당시 최종 성적은 선두와 6타 뒤진 공동 6위였다. 스리퍼트 과정이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아있는 듯 했다. “결과보다 과정에 더 충실하고 싶다”는 그의 말이 허투로 다가오지 않은 이유다.

● ‘절대 강자’ 등장한다. 주인공은?

스스로에게 90점을 줬지만, 대상포인트 최종 1위를 차지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게 많다고 느낀다. 최종 1위가 됐으면 하는 바람까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남은 대회에서 매 대회 일단 컷 통과를 목표로 하고, 그 다음에는 톱10 진입을 목표로 하겠다”는 게 그의 솔직한 잔여 시즌 계획이다. “욕심은 부리지 않겠다”고 했다.

올해로 프로 5년 째. 시즌 도중 이렇게 긴 공백기를 갖는 것도 처음이다. “요즘 휴식을 취하면서 재충전을 하고 있다”는 그는 “다음주부터 3주 동안은 앞으로 대회가 예정된 코스를 찾아 연습 라운딩도 하고 체력훈련, 기술훈련을 병행하면서 부족한 것을 보충하겠다”고 밝혔다. “체력도 체력이지만, ‘힘들지 않다’고 내가 생각하면 피로도 훨씬 덜해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라며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코로나19 휴식기가 끝난 뒤, 시즌 판도는 어떻게 될까? 혼전구도가 계속될까, 아니면 절대강자가 등장할까. “준비 기간이 길어 누군가 한 명 툭 튀어나올 것 같다”는 그는 “‘그게 확실히 나다’라고 한다면 너무 부담이 될 것 같다”면서 한바탕 웃은 뒤 “절대강자가 될 수 있을 듯한 동료 선수가 두 세 명이 있는데 이름은 이야기하지 않겠다. 그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휴대폰 넘어 전해오는 목소리는 평소 필드에서 누구보다 차분하게, 그리고 냉철하게 플레이하는 이소영과 전혀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생기발랄 스물세 살’, 그 모습 그대로였다. 그는 “내 성격이 원래 활발하고 그렇다. 골프 칠 때만 차분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