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타선 상대 끄떡없던 에이스…류현진, 토론토의 투자 이유는 이거다!

입력 2020-08-23 16: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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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8.00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점(ERA)은 어느새 3.19까지 떨어졌다. 이제 2점대 ERA 진입도 가시권이다. 상대의 집요한 공략에도 완벽한 제구로 위기를 탈출했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괴물의 모습을 다시 갖췄다.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간)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3안타 무4사구 6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3회말 23구, 5회말 30구를 던지며 긴 이닝 소화에 실패한 게 옥에 티. 1-1 동점이던 6회말 강판되면서 승리를 쌓진 못했고, 팀은 1-2로 져 7연승에 실패했다.

큰 위기 없이 안정적으로 풀어가는 특유의 모습 그대로였다. 2회까지 1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류현진은 3회말 선두타자 요시토모 쓰쓰고와 진땀 승부를 벌였다. 개막전 5회 2사 후 2점포를 맞아 승리투수 요건을 못 채웠기에 반드시 설욕해야 할 상대였다. 류현진은 9구 승부 끝에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범타를 유도했다. 3, 4회 역시 삼자범퇴. 5회말 연속안타로 무사 1·3루에 몰렸지만, 땅볼로 1점을 내줬을 뿐 추가 실점 없이 이날 등판을 마쳤다.

상대팀을 생각하면 더욱 의미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 탬파베이는 wRC+(조정득점생산) 116(리그 4위), 볼넷 비율 11.3%(리그 5위)로 ‘눈 야구’를 통해 생산력을 끌어올리는 팀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의 팔색조 투구에 단 하나의 볼넷도 골라내지 못했다.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내용 자체는 좋았지만, 투구수가 많아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3회 23개, 5회 30개 투구에 발목을 잡혔다. 처음 호흡을 맞춘 포수 리스 맥과이어의 미트질도 아쉬웠다. 스트라이크존의 경계선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류현진은 프레이밍이 좋은 포수와 호흡을 맞출 때 힘을 낸다. 하지만 빅리그 경험이 일천한 맥과이어는 이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못 받는다. 이날 류현진은 유달리 포수 사인에 자주 고개를 가로저었다.

MLB닷컴의 게임데이에 따르면 명확한 스트라이크를 포구에 실패한 경우도 있었다. 2회 선두타자 호세 마르티네스를 상대로 볼카운트 0B-2S서 몸쪽 꽉 찬 공을 던졌지만, 맥과이어가 놓쳤고, 심판은 볼로 판정했다. 류현진은 마르티네스에게 우전안타를 내주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4회 헌터 렌프로 상대 뜬공도 놓치며 답답한 장면을 또 노출했다. 같은 날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세계 최고의 포수로 불리는 야디에르 몰리나와 호흡을 맞춰 6이닝 무실점으로 첫 승을 따낸 것과 대조적이었다.

그래도 현지 매체는 칭찬 일색이다. MLB닷컴은 “팀이 기대한 에이스다운 모습을 계속 보여주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정작 류현진은 여전히 성에 차지 않는 듯하다. 류현진은 경기 후 현지 매체와 화상 인터뷰에서 “더 적은 투구로 더 많은 이닝을 던졌어야 했다”고 자책했다. 하지만 지금 보여준 모습으로도 이미 토론토의 투자는 성공을 향해 가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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