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모두가 열심히 물 붓는다, 밑 빠진 독으로 만들지 말자!

입력 2020-08-23 17: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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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야구장. 스포츠동아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휘감고 있다. 진정세에 접어드는 듯했던 한국도 다시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23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99명이다. 이런 가운데 KBO리그 선수의 주점 출입 사실이 알려져 팬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두산은 21일 “선수 두 명이 7월 중순 외출해 술을 마셨다. 구단은 7월말 이를 인지했고, 선수단 내규에 의거해 300만 원씩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한 달 전 일이 최근 일련의 제보를 통해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뒤늦게 고개를 숙였다.

평상시라면 선수단이 경기 후 외출해 술 한두 잔쯤 마시는 것은 전혀 문제가 안 된다. 당시가 지금만큼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리그가 무관중으로 진행되던 위기 상황이었다.

팬들의 비판은 당연했다. 두산은 “구단 자체적으로 선수단에 각별히 외출 자제를 당부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 유감이다. 재발방지를 위해 선수단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주점에 출입한 선수들 입장에선 별다른 감염 없이 1군 선수단에 다시 합류한 게 천만다행이었다. 만일 이 과정에서 코로나19 확진이 나왔다면 리그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수순이었다.

대다수 구단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다시 무관중 체제가 시작된 시점을 기해 선수단에 외출 자제를 또 한 번 당부했다. 모두가 성인이기 때문에 유니폼을 벗은 사생활까지 간섭할 순 없다는 의견이 여전하지만, 지금 시국에선 모두가 ‘전시(戰時)’에 준해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A팀 코치는 “물론 카페나 식당은 여전히 문전성시를 이룬다. 하지만 KBO리그는 선수나 코칭스태프는 물론 구성원들까지 아직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다. 방역이 잘 되고 있기 때문에 무관중이지만, 지금 리그가 진행되고 있다”며 “팀을 떠나 모두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KBO 사무국과 각 구단 프런트는 물론 대다수의 선수들까지 확진 홍수를 막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한두 명으로 인해 공든 탑이 무너지고,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다. 경각심이 절실한 때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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