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것만으로도 교육” 류현진·김광현, 한국 영건의 모델이 되다

입력 2020-08-2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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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메이드 인 KBO’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한국야구의 자랑이다. 이들을 롤 모델로 삼는다고 밝힌 선수만 한 트럭에 달한다. 한국의 수많은 젊은 투수들은 이들의 등판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교육이 될 터. 현장 지도자들도 이러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23일(한국시간) 나란히 선발등판했다. 18일에 이어 올 시즌 메이저리그(ML) 두 번째 ‘코리언 데이’였다. 김광현은 6이닝 3안타 3삼진 무실점으로 꿈에도 그리던 ML 첫 승을 신고했다. 류현진도 5이닝 1실점 쾌투했지만 팀 타선 지원 불발로 승리를 신고하진 못했다. 하지만 둘의 동반 호투 자체가 충분한 이야깃거리였다.

23일 KBO리그 현장에서도 이들의 등판은 이슈였다. ‘투수 조련사’ 이강철 KT 감독은 23일 수원 NC 다이노스전에 앞서 “젊은 투수들에겐 시간이 된다면 류현진과 김광현의 경기를 보는 걸 추천하고 싶다”고 운을 뗐다. 이 감독은 “너무 이른 시간이면 잠을 자야겠지만, 그렇더라도 재방송이 있다. 또 요즘엔 던지는 것만 모아둔 하이라이트도 있다. 그렇게라도 챙겨봤으면 좋겠다”며 “사실 이야기는 따로 안 해봤지만 분명히 챙겨보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광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 감독은 코치 시절부터 ‘하는 것’만큼 ‘보는 것’을 통해 늘 수 있다는 원칙을 수차례 강조했다. 물론 한 팀에서 부대끼며 직접 보는 것보단 덜하겠지만, 시청각 자료 자체가 충분한 효과라는 이야기다. 이 감독은 “그들의 경기를 보고 머릿속에 넣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효과를 설명했다.

이동욱 NC 감독의 생각도 같았다. 이 감독은 “선수들은 각자 롤 모델이 있다. 타자의 경우도 누구는 코디 벨린저(LA 다저스), 누구는 J.D. 마르티네스(보스턴 레드삭스)를 좋아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의 영상 위주로 찾아볼 것이다. 강요하면 ‘꼰대’가 된다”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말은 안 해도 류현진과 김광현 영상은 볼 것이다. 이들이 분명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KBO리그에서 함께 뛰던 선수들이 잘 던지는 모습을 보면 분명한 자극이 될 것이다.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더 큰 무대에 대한 꿈을 꿀 수도 있다. 꿈은 클수록 좋다. 개인적으로 김광현이나 류현진이 잘 던졌으면 좋겠고, 실제 잘 던졌다. 그래야 KBO리그 선수들이 꿈을 갖고 도전할 수 있다. 이들을 보면서 KBO리그를 거쳐 ML에 도전해 좋은 대접을 받고자 하는 선수들이 많아질 수 있다.” 이동욱 감독의 설명이다.

어떠한 명분을 대더라도 류현진과 김광현은 우선 자신들을 위해 야구를 해야 한다. 하지만 그들의 어깨에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책임감이 쌓여있다. KBO리그의 선구자적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호투가 단지 ‘호투’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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