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에도 뎁스가 생겼다! 공수만점 백업 박승욱이 그 증거

입력 2020-08-25 11:56: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T 박승욱. 스포츠동아DB

KT 위즈는 24일까지 87경기에서 57개의 라인업을 사용했다. 라인업 최다 팀인 삼성 라이온즈(90개)는 물론 리그 평균(74개)과 차이도 크다. 기본적으로 주전 야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 이강철 KT 감독은 경기 중후반 대수비, 대주자로 주전들의 체력안배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자연히 주전 한두 명의 부상은 타 팀에 비해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1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고관절 통증을 느낀 박경수가 1군에서 말소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70경기에서 512.2이닝을 소화하며 타율 0.267, 10홈런, 41타점으로 펄펄 날았기 때문에 공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박경수가 빠진 뒤에도 KT는 6승2패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무엇보다 같은 기간 팀 실책이 하나도 없었다. 박경수가 부담을 느끼지 않고 편히 회복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실제로 박경수는 타격을 정상적으로 소화화게 된 24일 수원 NC 다이노스전에 앞서 콜업됐다.

박승욱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박경수의 1군 말소 후 8경기에서 타율 0.333.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이전까지 42경기에서 타율 0.205, 2타점에 그쳤던 것과 딴판이다. 24일 NC전서는 올 시즌 첫 3안타 경기를 만들어냈다.

박승욱은 최근 “캠프 때부터 조중근 타격코치님과 준비했던 게 지금 나타나고 있다. 시범경기와 시즌초 타격 기복이 심했는데, 최근 (박)경수 형의 부상 공백으로 선발 출장 시간이 늘어나면서 컨디션이 올라오고 준비했던 타격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리그 후반기로 갈수록 주전들이 체력 안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내야 백업인 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의 타격감 잃지 않고 기회가 왔을 때, 완벽히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금 당장 주전 자리를 노리기보단, KT라는 팀의 일원으로서 뒤를 받치겠다는 각오다.

2015년 1군에 진입한 KT는 ‘뎁스가 없다’는 지적을 좀처럼 떼어내지 못했다. 사실 뎁스는커녕 일단 1군에서 싸울 주전들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 주전 야수 9명은 확실히 갖춰졌다. 여기에 박승욱, 김민혁, 송민섭, 이홍구, 허도환 등 내·외야에 걸쳐 준수한 백업들이 여럿 생겼다. 박경수의 공백을 최소화한 박승욱의 활약은 KT에도 뎁스가 갖춰져간다는 확실한 증거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