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포마상 뗀 키움, 브리검이 몸소 설명한 ‘에이스’의 정의

입력 2020-08-25 21: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7회말 1사에서 키움 선발 브리검이 kt 장성우의 타구를 호수비로 아웃시킨 외야수를 향해 환호하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7회말 1사에서 키움 선발 브리검이 kt 장성우의 타구를 호수비로 아웃시킨 외야수를 향해 환호하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팀이 어려울 때 자신의 역할을 다해주는 것, ‘에이스’에게 바라는 모습이다. 제이크 브리검(32·키움 히어로즈)이 시즌 최고의 피칭으로 차, 포, 마, 상을 모두 잃고 열세에 놓인 팀에 승리를 안겼다.

키움은 25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4-2로 승리했다. 2회초 1사 2·3루서 전병우가 선제 2타점 적시타를 때렸고, 3회초 2사 후 볼넷과 연속안타로 1점을 더 달아났다. 8회초 상대의 실책을 틈 타 1점을 더 보태며 쐐기를 박았다.

선발 브리검은 7이닝 5안타 무4사구 6삼진 1실점으로 마운드를 지배했다. 투구수는 98개. KT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투구수 관리에 실패하며 4이닝 동안 98구를 던지고 강판돼 더욱 선명하게 비교됐다. 브리검의 7이닝 투구는 올 시즌 처음이자, 2019년 9월 6일 고척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개인 13경기만이다.

브리검은 5회까지 단 한 차례 득점권 위기만 허용하는 등 순항했다. 6회말 연속 2루타로 1점을 내줬지만, 후속타자들을 잇달아 범타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억제했다. 장기인 투심패스트볼을 앞세운 편안한 운영이 돋보였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키움에는 악재가 가득했다. 선발투수 에릭 요키시, 최원태와 셋업맨 안우진, 4번타자 박병호가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어깨뼈에 멍이 든 요키시는 한두 차례 정도는 로테이션을 거를 전망이고, 어깨 염증이 발견된 최원태도 2주 이상 공백이 예상된다. 허리가 안 좋은 안우진 역시 2주 정도의 공백이 불가피하다. 손등에 투구를 맞은 박병호 또한 이날 경기 출장이 어려웠다.

해설위원 출신으로 자타공인 달변가인 손혁 키움 감독도 이날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 도중 말문이 막히며 잠시 한숨을 내쉬었다. 쏟아지는 부상자들의 예후와 향후 복귀 플랜을 한 번에 전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손 감독은 “한 주의 첫 경기부터 너무 무거운 소식이 많다”고 답답함을 털어놓았다. 이어 “향후 3주 정도가 고비일 것”이라고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줄부상. 여기에 이탈한 선수들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손 감독이 고민하는 것도 당연하다. 아무리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려고 해도 처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브리검이 시즌 최다인 7이닝을 소화하며 상대 타선을 압도하고, 불펜의 부담까지 덜어준 것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브리검 개인적으로는 시즌 4승(2패)째를 수확했다.

에이스가 버텨주자 타선도 힘을 냈다. 특히 타점을 올린 해결사가 전병우(2타점), 김혜성(1타점)으로 간판이 아니라 이 또한 의미 있었다. 차·포·마·상이 빠져도 키움표 화수분의 힘으로 버틸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승부였다. 키움에 이날 KT전 1승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