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흥행 기대작으로 꼽혔지만 감염병 사태로 개봉을 연기한 영화 ‘승리호’(위)와 ‘뮬란’. 사진제공|메리크리스마스·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디즈니의 ‘뮬란’ 9월 17일로
송중기의 ‘승리호’ 일정 연기
코로나 확산…추석 시즌 고민
영화 흥행 기대작들의 개봉이 잇따라 연기됐다. 9월 선보이려던 한국영화 ‘담보’와 극장가 성수기인 추석 시즌 흥행을 노린 송중기 주연 ‘승리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뮬란’과 ‘뉴 뮤턴트’ 등이 당초 개봉 계획을 미루거나 재조정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사태로 인한 것이지만 추이가 심상치 않은 최근 상황에 영화계와 극장가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송중기의 ‘승리호’ 일정 연기
코로나 확산…추석 시즌 고민
‘승리호’의 투자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는 “9월23일 예정했던 영화의 개봉을 잠정 연기하고 상황을 지켜보며 향후 일정을 결정하겠다”고 27일 밝혔다. ‘담보’ 제작진도 하지원, 성동일 등 출연진에 개봉 일정 조정 방침을 전했다. ‘뮬란’의 배급사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도 “9월10일 예정한 영화의 개봉을 17일로 변경한다“고 알렸다. ‘뉴 뮤턴트’의 9월3일 개봉도 한 주 늦췄다. 9월2일 선보이려던 ‘기기괴괴 성형수’ 역시 향후 일정을 확정하지 않은 채 개봉을 미뤘다. 각 배급사는 “코로나19 피해 및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승리호’와 ‘뮬란’은 한두 차례 개봉을 연기한 바 있다. 감염병 확산 추이가 안정적 흐름을 유지한 7월 개봉 일정을 확정했지만, 또 다시 이를 연기하면서 영화계와 극장가에 위기감이 몰려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침체했던 극장가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어줄 기대작으로 꼽혀 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산 추이가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향후 일정 역시 쉽게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27일 현재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국 441명으로, 3월17일 483명 이후 173일 만에 가장 많았다. 또 14일부터 26일까지 2주 연속 신규 확진자수가 세 자리를 기록하면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검토 중이다. 만일 조치가 실행되면 대표적 중위험 다중이용시설인 극장의 문을 일시적으로 닫아야 한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9월과 10월, 가을 개봉을 염두에 뒀던 복수의 영화도 일정을 잠정 연기하는 방향에서 제작진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기대작이 한 편도 없는 가을 시즌을 맞는 게 아니냐는 영화계와 극장가의 우려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