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숲2’ 배두나, 전혜진에게 일침…조승우 위로가 만든 결과

입력 2020-09-02 10: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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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비밀의 숲2’ 배두나가 의미 있는 발걸음을 떼며, 앞으로 멋진 한방을 보여주리란 기대를 심었다. 조승우만이 할 수 있는 배두나 한정의 위로가 만든 결과였다.

지난 시즌, 한여진(배두나)은 강력한 멘탈과 발로 뛰는 행동력으로 무장한 열혈 형사였다. 그로부터2년 뒤, tvN 토일 드라마 ‘비밀의 숲2’(극본 이수연, 연출 박현석,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에이스팩토리)으로 돌아온 한여진은 조금은 달라져있었다. 본청의 행정 경찰이라는 근무 환경의 변화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 사이 그녀가 목도한 현실은 아무리 지켜봐도 안개는 못 막고, 아무리 잡아도 나쁜 범죄자들은 줄지 않는, “여기서 하나를 잡는 사이, 저기서 둘로 증식하는 것 같은” 세상이었다. 우태하(최무성)의 표현대로 그를 ‘야단친’ 황시목(조승우)과는 달리, “오늘 일 안 물어봤다. 내일도 안 물어 볼 거다”라는 한여진의 다짐 속엔 그런 세상을 향한 자조도 들어있었다.

그러나 황시목은 한여진에게 왜 변했냐고 다그치지 않았다. 뜬금 없이 “요즘은 그림 안 그립니까”라고 물을 뿐이었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한여진은 만화 덕후다. 지난 시즌에선 몽타주, 사건 현장 증거품, 그리고 황시목의 뇌구조까지, 그녀만의 그림 세계를 선보였다. ‘비밀의 숲2’ 초반에서도 생각에 집중할 때, 무의식적으로 노트에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잠시 비추기도 했다.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황시목의 특별한 생각과 대화법을 아는 한여진처럼, 황시목 역시 한여진의 진심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지난 통영 사고를 언급하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한여진은 “해안선을 지켜볼 의무가 있는 사람”이라는 걸 일깨웠다. 타인의 감정과 안부에 관심이 없는 황시목만의 한여진 한정 위로법이었다.

이튿날 한여진은 침묵하리라던 결심을 깨고, 최빛(전혜진)의 ‘침묵’에 일침을 가했다.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남재익(김귀선) 의원 아들의 마약 사건을 덮어선 안 된다며, 남의 일자리를 빼앗고 필로폰을 건드려도 털끝 하나 안 다치는 인간을 세상에 내놓지 않는 것이 경찰의 의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불법에 같이 손 담그는 게 뜻이 큰 거예요?”라며 대의를 위해 목적과 수단을 가리지 않는 최빛의 논리에도 반기를 들었다. 그럼에도 최빛은 한여진에게 대의를 위한 침묵을 강요했다. 남의원이 법사위에서 물러나는 6개월 뒤, 시의적절한 검거 타이밍을 보자는 설득과 함께, 70년 숙원사업을 망치지 말라는 은근한 압박도 이어졌다.

‘비숲러’들은 70년 만에 처음으로 수사권 독립에 대해 유리한 여론을 만들어낸 경찰을 대표하고 있는 한여진이 ‘한여진답게’ 멋진 한방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지난 첫 회에서 발생한 통영 사고에 의문을 품자 그냥 지나치지 않았고, ‘사건’의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직접 수사에 뛰어들어 여러 사실들을 밝혀냈다. “수사과를 떠났나?”라는 황시목에겐 “안 떠났다. 내 자리 아직 있다”며 현장 수사 의지를 피력했다. 더군다나 한여진에겐 친정과도 같은 용산서가 서동재(이준혁) 실종 사건을 최초로 발견한 바. ‘비숲러’들은 벌써부터 침묵하지 않고 행동하는 한여진이 황시목, 그리고 용산서 강력3팀 형사들과 똘똘 뭉쳐 현장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비밀의 숲2’는 매주 토, 일 밤 9시 tvN에서 방송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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