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토 이례적 조롱에 박경완 이례적 질책 “선수지 심판 아냐, 또 그럼 안 쓴다”

입력 2020-09-20 1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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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핀토. 스포츠동아DB

보기 드문 이례적 일탈행위. 다른 누구보다 사령탑이 단단히 뿔났다. 평소 선수들을 감싸고 보호하는 등 질책보다 칭찬이 익숙했던 박경완 SK 와이번스 감독대행(48)도 드물게 목소리를 높이며 리카르도 핀토(26)를 꾸짖었다.

핀토는 19일 인천 KT 위즈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2안타 5볼넷 9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6월 이후 96일만의 2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호투였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도 있었다. 0-0으로 맞선 5회초 2볼넷 1안타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자 최창호 투수코치가 급히 마운드에 올라 흐름을 끊었다.

핀토는 심우준과 배정대 연속 삼진을 잡으며 실점을 막는 듯했지만 황재균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5구째 볼로 선취점을 내주자 핀토는 마운드 밑으로 내려와 분을 삭이지 못했다. 포수 이흥련이 올라와 핀토를 다독였지만, 후속 멜 로하스 주니어 타석에서 일이 커졌다. 핀토는 볼카운트 3B-0S에서 첫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그러자 핀토가 뒤돌아선 채 박수를 쳤다. 5구째 공 또 한 번 스트라이크 콜이 들리자 심판을 향해 다시 한 번 박수를 쳤다. 박 대행이 황급히 나오려했지만 김정국 주심이 자제시킨 뒤 핀토에게 주의를 줬다. 박 대행은 이닝을 마친 뒤 핀토를 따끔히 질책했다. 경기 중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핀토는 6회초 마운드에 올라 실점 없이 이날 등판을 마무리했다.

포수로, 배터리코치 및 수석코치로, 그리고 감독대행으로 수많은 경기를 지켜본 박 대행에게도 납득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박 대행은 20일 KT전에 앞서 “프로선수로서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스트라이크 판정은 심판 재량이다. 핀토는 선수이지 심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날도 얘기했지만 오늘도 다시 불러서 얘기할 것이다. 한국에서 야구를 오래하고 싶다면 달라져야 한다. 좋게 보면 문화적 차이일 수 있지만 나쁘게 보면 한국야구를 우습게 본다고 여길 수 있다”고 꾸짖었다.

핀토는 시즌 초반부터 동료 야수들이 수비 실책을 저지를 때 마운드 위에서 감정을 여과 없이 표출하는 부분을 지적받아왔다. 염경엽 감독과 박 대행 모두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여기에 심판까지 조롱하며 일이 커졌다. 박 대행은 “선수는 선수의 몫이 있다. 화는 나도 그걸 심하게 표출하는 건 핀토가 아닌 누구라도 반대”라며 “이런 선수를 안 쓸 수도 있지만, 이런 선수를 달라지게 만드는 것도 지도자의 역할”이라며 다시 한 번 재발 방지를 다짐했다.

2연속 QS를 했지만 핀토는 20일까지 24경기에서 5승13패, 평균자책점 6.42로 낙제점에 가까운 성적을 기록했다. 여기에 투구 외적인 부분에서 SK의 분위기까지 해치고 있다. 박 대행의 질책을 결코 가벼이 넘겨서는 안 될 이유다.

인천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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