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빼면 선발 ERA 5.41… 류현진, 토론토 수렁에서 구한 보석

입력 2020-09-22 15: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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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선발 평균자책점(ERA) 4.78. 메이저리그(ML) 최하위 수준의 선발진 뎁스다. 선발투수가 챙긴 승리는 고작 9승으로 뒤에서 4위다. 아무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모든 팀이 마운드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다지만,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너무 심각하다. 그럼에도 포스트시즌(PS)이 눈앞이다. 류현진(33)의 공로에 현지 언론도 감탄하는 이유다.

토론토 선발진은 22일(한국시간)까지 54경기에서 228이닝 소화에 그치며 9승9패, ERA 4.78을 기록했다. 찰리 몬토요 감독이 선발진의 부담을 줄이는 운영을 하고 있다지만, 이닝 소화는 리그에서 3번째로 적다. 이 때문에 에이스 류현진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올 시즌 11경기에서 60이닝을 책임지며 4승2패, ERA 3.00으로 쾌투 중이다. 토론토 선발진 기록에서 류현진의 몫을 빼면 ERA는 5.41까지 훌쩍 뛴다. 말 그대로 버팀목 역할이다.

토론토는 22일 뉴욕 양키스와 홈경기에서 11-2 대승을 거두고 시즌 28승26패로 포스트시즌(PS) 매직넘버를 3까지 줄였다. 현지 언론에선 코로나19로 PS가 확대된 최대 수혜자로 토론토를 꼽고 있지만, 어쨌든 가을야구에 간다는 자체가 큰 의미다. 류현진은 25일 양키스전 등판이 유력한데, 토론토가 그 전에 매직넘버를 모두 지운다면 가볍게 몸을 푼 뒤 와일드카드 시리즈에 힘을 쏟을 수 있다.

ESPN은 22일 30개 구단의 파워랭킹을 매기며 류현진의 존재감에 감탄을 보냈다. 매체는 “토론토는 선발진 구축에 엄청난 투자를 했다. 하지만 류현진이 없었다면 아주 엉망진창이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SPN은 류현진이 11경기 중 8경기에서 2실점 이하로 상대 타선을 억제한 점에 박수를 보냈다. 태너 로어크(2승2패·ERA 6.41), 체이스 앤더슨(0승2패·ERA 7.45) 등 새 얼굴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토론토가 역대 투수 최고액(4년 8000만 달러·약 929억 원)을 안겨준 류현진의 가치가 빛나고 있다.

팀이 어려울 때 해결사로 나서는 것은 류현진이 커리어 내내 해온 일이다. 토론토에서도 마찬가지다. 구단 투수 최고액의 투자는 결코 과하지 않았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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