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승 KT 잡은 롯데, 베테랑 이병규가 안긴 가을야구의 희망

입력 2020-09-22 2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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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병규.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면 베테랑 선수들은 젊은 선수들보다 계절의 변화를 더 일찍 알아챈다. 어느 선수는 “목에 스치는 바람에 등골이 서늘해지면 가을이다”고 했다.

정점을 지난 베테랑들은 언제 타의로 유니폼을 벗어야 할지 모른다. 그래서 눈치를 보기 시작한다. 개인 성적이 좋지 않으면 당연히 은퇴지만, 본인은 잘 하더라도 팀 성적이 좋지 않으면 세대교체라는 명분으로 또 밀려난다. 더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영압박을 받는 많은 구단이 시즌 후 과감한 인원정리를 벼른다는 얘기마저 들린다.

올해로 12번째 시즌을 맞은 롯데 이병규(36)가 9월 들어 불꽃을 피우고 있다. 2018년 이후 부상으로 거의 2년간 잊혀져가던 그는 9월 1군에 복귀한 이후 맹타다. 아직은 물러날 때가 아니고 기량은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병규는 최근 5연승으로 기세를 올리던 KT 위즈와의 22일 사직 홈경기에서 2회 상대 선발 김민수에게서 결승 솔로홈런을 뽑아냈다. 9월에만 4번째 홈런이다. 롯데는 4회 전준우의 시즌 19호 솔로홈런이자, 역대 5번째 팀 통산 3500홈런으로 주도권을 계속 잡아나간 뒤 2-0으로 앞선 6회 이병규의 방망이를 시작으로 빅이닝을 만들며 승리를 예약했다. 이병규는 2사 1·2루서 KT 2번째 투수 전유수를 상대로 적시타를 때려 2루주자 손아섭을 홈까지 초대했다. 이 한방으로 경기의 균형은 무너졌고, 롯데는 대거 6점을 보탰다.

8-0으로 승리한 롯데는 여전히 7위(57승1무53패)지만, 이날 한화 이글스에 1-5로 패한 5위 두산 베어스(59승4무50패)에 2.5게임차로 다가서며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갔다. 롯데 선발투수 댄 스트레일리는 7이닝을 1안타 8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11승(4패)째를 신고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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