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KoN(콘)이 부른 ‘She’…“한 달에 한 곡씩 앨범 낼 것”

입력 2020-09-26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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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앨범이 나옵니다. 자작곡만 늘 하다 팝 커버를 처음 시도해 봤습니다!!”

이 사람이 못 하는 것은 뭘까. 누군가는 “못 하는 게 없는 것이 못 하는 것”이라고 했다는데, 조금 과장을 보태면 수긍하지 못할 일도 아니다.

‘국내 최초의 집시 바이올리니스트’라는 첫 이름표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튿어지기 직전의 헝겊처럼 낡은 느낌이 든다. 바이올리니스트로서 뿐만 아니라 뮤지컬배우, 가수, 모델, 기획자 등 다양한 영역의 테두리가 아닌 깊숙한 곳에서 자신의 재능을 무한정 발휘해 온 KoN(콘)이 이번에는 보컬 앨범을 냈다. 그동안 직접 곡과 가사를 쓴 자작곡을 바탕으로 앨범과 음원을 내온 KoN(콘)의 첫 팝 커버작이다.

KoN(콘)이 부른 곡은 ‘쉬(She)’. “혹시 그 곡?”하고 떠올렸다면 정답일 가능성이 90%다. 줄리아 로버츠와 휴 그랜트의 로맨틱한 사랑을 그린 영화 ‘노팅힐’의 주제곡으로 널리 알려졌다.

‘She’ 한 곡만으로 KoN(콘)의 노래를 전부 파악할 수는 없겠지만 그가 지닌 보컬의 매력을 맛보기엔 충분하고도 남는다.

어쿠스틱 기타가 듣는 이의 감성을 슬슬 건드리고 나면 KoN(콘)의 노래가 시작된다. 가사는 번역하지 않고 영어 가사를 그대로 사용했다.

KoN(콘)의 부드러운 음색이 마치 어깨를 두르고 말을 건네듯 편안하다. 이렇게 전반부는 기타와 KoN(콘)의 이중주로 채워진다.

기타에 이어 현악기가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간주로 접어들면서 바이올린이 인상적으로 개입한다. 딱 들어봐도 KoN(콘)이다. 강하고 화려한 음색, 특유의 리듬 밀당, 날카로운 기교. 노래하는 KoN(콘)과 바이올린을 턱에 끼운 KoN(콘)은 같지만 다른 인물처럼 느껴진다.

후반부는 담백한 전반부에 비해 한결 화려하고 풍성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지금까지 차례로 등장해온 악기 군이 일제히 모여들어 KoN(콘)의 노래를 풍부하게 지지한다.

“KoN(콘)이 이렇게 노래를 잘 했던가”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실 바이올린 뒤에 숨겨놓고 좀처럼 드러내지 않아서 그렇지 그는 노래로도 프로페셔널인 사람이다. 뮤지컬 배우로서 여러 작품을 했고 이 중 ‘파가니니’는 원톱 주인공이었다. JTBC ‘히든싱어’에 출연해 왕중왕전에 진출한 적도 있다.

이들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일본 후지TV 드라마(붉은 실의 여자)의 주제가를 부른 일도 있다.

서울대 음대 재학시절 부전공으로 성악을 이수한 것으로 보아 KoN(콘)은 이미 이 시기에 일찌감치 자신의 진로를 ‘투트랙’으로 세팅해 놓았는지 모른다.

KoN(콘)은 “앞으로 팝 커버 노래 앨범을 매달 한 곡씩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반갑고 기대되는 프로젝트다. 계획대로라면 ‘월간 KoN’쯤으로 불러도 괜찮을 것 같다.
‘못 하는 게 없는 걸 못 하는 남자’. 다음 달에 나올 곡은 어떤 것일까. 추천곡 같은 것을 받아주었으면 좋겠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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