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태 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본부장. 사진 | 동아일보
최근 잦은 판정논란으로 우려를 사고 있는 V리그가 구원투수를 긴급히 투입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8일 공석이던 경기운영본부장으로 김건태(65) 전 심판위원장을 선임했다. 많은 배구팬들에게 ‘코트의 포청천’이란 별명으로 잘 알려진 전 국제배구연맹(FIVB) 심판이다. 그는 과거 심판위원장으로서 비디오판독과 트리플크라운 시상제도의 도입에 앞장섰던 주인공이다. 1990년부터 2010년까지 FIVB 국제심판으로 활동했고, 2010~2020년 아시아배구연맹(AVC) 심판위원으로도 일해 누구보다도 배구 규칙에 정통하다. 2005~2008년 KOVO 심판위원과 심판부장, 2014~2016년 심판위원장도 경험해 누구보다 현재 판정의 문제점과 해법에 대해 잘 알 것이란 점이 전격 발탁의 배경이다.
V리그는 지난 15년간 잘 다져놓은 시스템 덕분에 겨울스포츠의 최고 자리를 차지했고, 프로야구의 인기마저 위협하는 국민스포츠로 자리매김 하려는 중요한 시기에 있다. 경쟁 스포츠보다 프로화의 출발은 늦었지만, 남녀부 13개 구단의 많은 지원과 선수, 감독 등 현장의 노력으로 돈과 인기, 실력이 잘 어우러지는 대도약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외형은 커졌지만 문제점도 불거졌다. 높아지는 인기에 도취한 나머지 KOVO 차원에서 미래를 위한 대비에 소홀했다. 가장 시급한 문제가 심판 육성이었다. 초창기부터 V리그를 이끌던 많은 베테랑 심판들이 하나둘 은퇴한 가운데 새로운 심판의 공급과 교육이 제자리걸음을 맴돌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 시즌부터 구단들이 판정에 대한 불만과 걱정을 조금씩 드러냈다. 이들은 “오심은 어쩔 수 없다지만 심판들이 이전보다 느슨해진 느낌이다”, “감독관들이 심판보다 더 전문적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그런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것이 최근의 사건들이다. 이 때문에 경기운영본부장이 사퇴했지만, 12일 KGC인삼공사-현대건설전 때는 판정을 놓고 무려 13분간 경기가 중단되는 대형사고가 났다.
더 이상의 판정논란과 팬들의 불신은 V리그의 이미지에 치명적이라고 판단한 KOVO는 문제 해결을 위해 강력한 카리스마와 추진력을 갖춘 사람을 찾았다. 22일부터 업무를 시작할 김건태 신임 경기운영본부장은 우선 흔들리는 심판들의 자신감을 높이고, 지속적인 보수교육으로 전문성부터 높이려고 한다. 이와 동시에 철저한 능력 검증을 통해 기량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도태시키고 새 얼굴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지금 팬들이 원하는 것은 애매모호한 판정이 나왔을 때 누군가가 책임지고 나서서 시시비비를 명확히 가려주고, 행여 잘못이 있다면 빨리 인정하는 자세다. 개혁 마인드를 갖춘 새 경기운영본부장의 등장으로 이제 V리그에는 새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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