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의 구단 매각…SK는, 이마트는 왜?

입력 2021-01-26 14: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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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선수단. 스포츠동아DB

SK 와이번스의 21년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그 자리는 역대 6번째로 야구단을 인수한 이마트가 채운다. 구단 인수는 2001년 해태 타이거즈가 기아자동차에 매각된 뒤 꼬박 20년 만에 나온 사례다. 자연히 양측의 선택 배경에 시선이 쏠린다.

신세계는 왜? 온·오프라인 통합 매개체
SK텔레콤과 신세계그룹은 26일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와이번스 야구단을 인수하기로 합의하고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총액은 1352억8000만 원. 1995년 현대 유니콘스가 태평양 돌핀스를 인수하며 지불한 종전 최고액 470억 원의 3배다.

신세계그룹은 수년 전부터 야구단 인수에 적극적 관심을 드러냈다. 실제로 수년 전부터 신세계그룹이 두산 베어스를 비롯한 복수 구단에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구체적 협상 테이블까지 차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A팀 단장은 “신세계의 야구단 인수 얘기는 몇 년 전부터 있었다. 프로야구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가 확실하니까 거듭 인수를 시도한 게 아닐까. 청사진을 실현시키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야구단 인수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계열사 이마트와 SSG닷컴을 앞세워 온·오프라인 통합 유통업 시장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야구장 안팎에서 팬들의 시선이 끊이지 않는 프로야구는 이를 위한 좋은 매개체다. 신세계그룹은 “야구팬과 고객의 경계 없는 소통과 경험의 공유가 이뤄지면서 상호간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SK는 왜? 프로보다 아마추어에 지갑 연다!
다만 그 대상이 SK라는 점에서 야구계 모두가 놀랐다. KBO 고위관계자조차 “왜 SK였을까”라는 의문을 던졌다. SK는 19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2021년 계약직 및 인턴 채용 공고를 올렸다. 구단이 매각될 것을 전혀 몰랐기 때문에 가능했다. 보도를 통해 매각 사실이 알려졌을 때 류선규 단장과 김원형 감독 이하 모든 관계자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금전적 이유는 아니다. 야구단은 2019년 6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지만, 2018년 9억 원의 흑자를 낸 바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프리에이전트(FA) 최주환(4년 42억 원)을 영입하고 사인&트레이드로 김상수(2+1년 15억5000만 원)를 품는 등 공격적으로 움직였다. 실제로 야구단을 비롯한 SK 산하 스포츠팀에 올해 예산삭감 등 재정적 악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오너십으로 시선이 옮겨간다. 최태원 SK 회장의 최근 메시지에서도 이런 기류가 읽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모두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지지기반이 확실한 프로스포츠보다 더욱 어려움에 빠진 아마추어 체육계에 관심을 두며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야구단 매각이었다. SK텔레콤은 MOU를 발표하며 “아마추어 스포츠에 대한 장기적인 후원을 통해 많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온 경험을 살려 스포츠 저변을 넓히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대한민국 스포츠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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