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피플] 여자농구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 “부담과 걱정만 앞선다”

입력 2021-01-28 15:3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아산 우리은행 전주원 코치. 사진제공 | WKBL

아산 우리은행 전주원 코치(49)는 27일 대한농구협회 이사회를 통해 여자농구국가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최 여부에 의문부호가 지워지지 않고 있지만, 올해 7월로 예정된 도쿄올림픽에 여자농구대표팀을 이끌고 참가한다. 용인 삼성생명 이미선 코치와 호흡을 이룬다. 한국체육 역사상 한국인 여성 감독이 올림픽무대에서 팀을 이끄는 첫 사례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때 남북단일팀으로 꾸려진 여자아이스하키대표팀을 캐나다 국적 새러 머리 감독이 지휘한 적은 있다.

현재 진행 중인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위성우 감독을 보좌해 코치로 우리은행을 지도하고 있지만, 이제는 어엿한 대표팀 사령탑이다. 전 신임 대표팀 감독은 28일 “영광스러운 자리지만 부담도 크다. 걱정이다. 많은 분들이 앞으로 어떻게 대표팀을 끌어갈 것인지를 묻는데 지금은 딱히 할 말이 없다. WKBL 리그가 진행 중인 만큼 대표팀 스케줄 등 구체적으로 결정되는 부분들이 나오면 그 때 자세히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전 감독이 대표팀과 프로팀을 통틀어 사령탑을 맡은 적은 없다. 하지만 코치로는 많은 업적을 쌓았다. 대표팀 코치로 재직하며 한국여자농구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일조했다. 또 우리은행이 6시즌 연속 통합 챔피언에 오르는 데도 작지 않은 역할을 맡았다. 그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해 지난 몇 년간 프로팀들로부터 사령탑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늘 고사하며 우리은행 코치직에 전념했다.

그는 “대표팀은 프로팀과 다르다. 짧은 기간에 성과를 내야 한다. 모든 감독님들이 비슷한 생각이겠지만, 유기적이고 조화로움을 갖춘 팀을 선호한다. 그러나 내 스타일만 고집할 수 없다.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 지금 말하면서도 정리가 안 된 느낌이다. 훈련에 들어가봐야 정리를 해서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해를 구했다.

올림픽 본선 조 추첨은 2월로 예정돼 있다. 본선에 진출한 12팀이 3조로 나눠 경쟁한다.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 즐비하다. 대표팀이 올림픽 본선을 앞두고 어느 시점부터 소집훈련을 실시할 수 있는지 등 결정되지 않은 부분이 더 많다. 전 감독은 “올림픽 개최가 확실해지면 협회와 상의해 훈련 스케줄 등 모든 부분을 결정해야 한다. 지금은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 자체가 아니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 2000시드니올림픽에 참가해 한국여자농구가 4강에 오르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한 전 감독은 “내가 경험해본 올림픽은 다른 대회와 많이 달랐다. 경기에 뛰는 자체도 달랐다. 시드니 멤버들은 다 공감할 것이다. 축구에서 월드컵이 꿈의 무대라면 농구에선 올림픽이 그런 대회다”며 “선수로 영광되고 큰 시합이다. 지도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더 부담과 걱정이 앞선다. 아직 많이 부족한데 중책을 맡았다. 모든 힘을 다해 올림픽 준비를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