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입단 기자회견에서의 김하성. 사진제공ㅣ에이스펙코퍼레이션
비록 KBO리그를 떠나게 됐지만 자신을 키운 한국야구에 대한 고마움은 그대로 품고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김하성(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고마운 이름들을 찬찬히 소개했다.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한 김하성은 ‘평화왕자’로 불렸다. 7시즌 통산 891경기에서 타율 0.294, 133홈런, 57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66을 기록하며 ‘최고 유격수’ 논란을 종식시켰기 때문이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자격을 얻은 뒤 미국 메이저리그(ML) 복수의 구단이 군침을 흘린 것도 당연했다.
김하성은 8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ML 진출은 오랜 꿈이었다. 염경엽 전 감독님(53)이 ‘너도 ML을 바라보고 야구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을 때부터 막연히 목표를 세웠다. 2019시즌을 잘 치른 뒤 진출에 대한 목표가 구체화됐다”고 설명했다.
염 전 감독은 김하성이 입단한 2014년 넥센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 한 번 스승은 팀을 떠나도 스승이다. 김하성은 “최고의 스승님이다. 지금은 쉬고 계시지만 수비훈련도 도와주고 계신다. 어린 선수에게 목표의식을 세워주셨다는 점에 감사한다. 그 덕에 매년 발전하려고 했다. ‘한국에서만 잘해야지’라고 생각했다면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상대하고 싶은 선수로는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을 꼽았다. 김하성은 “내가 한국에 입단했을 때 이미 ML에서 활약하는 선배였다. 지금 ML에서도 상위권 선수 아니신가. 텔레비전으로 봐도 좋은 공을 던지신다고 느꼈기에 꼭 한 번 쳐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계약을 앞두고 류현진과 김하성이 함께 밥을 먹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토론토행이 점쳐지기도 했다. 김하성은 “(류)현진이 형이 있었으면 적응도 편했겠지만, 샌디에이고가 가장 적극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김하성이 떠올린 또 한 명은 아끼는 후배이자 동생 이정후(23·키움)다. 이정후는 김하성의 계약 직후 SNS(소셜미디어)에 “나한테 7번은 한 명(아버지 이종범)이었는데 2명으로 늘었다. 4년간 많은 걸 배웠다. 아침마다 응원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김하성은 “약간 오버한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아버지의 그늘에 가릴 수 있었는데 그걸 지워냈다.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이어 “(이)정후를 비롯한 키움은 내게 가족이다. 올해 개인, 팀 모두 원하는 걸 이뤘으면 좋겠다. 미국에 가도 하이라이트나 선수들 기록을 챙겨보겠다”고 약속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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