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철인왕후’ 김인권·차청화 “코믹 궁중 ‘썸’, 성공 예감했죠”

입력 2021-02-1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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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아니, 아니 되옵니다. 마마!” tvN ‘철인왕후’에서 최상궁과 대령숙수를 연기한 연기자 차청화(왼쪽)와 김인권이 16일 서울시 신당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극중 대나무 숲에서 소리치는 장면을 재현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차청화가 말하는 김인권

비밀을 다 지켜줄것 같은 선배
주변 사람이 돋보이게 늘 신경
진중함 담은 멜로 연기 궁금해

김인권이 말하는 차청화

미팅 때부터 ‘궁중 로맨스’ 예감
청화 덕분에 코믹함 잘 살렸죠
가끔은 나보다 어른스럽다니까
“어머! 우리 ‘케미’ 대체 무슨 일이야!”

카메라 앞에 앉은 배우 김인권(43)과 차청화(41)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다 그만 웃음을 ‘빵’ 터뜨렸다. 만나자마자 반가움에 어쩔 줄 모르며 손동작을 맞춰 코믹한 포즈도 척척 취한다. 16일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들의 모습은 14일 종영한 tvN ‘철인왕후’ 속 수라간을 총괄하는 대령숙수와 최 상궁 모습 그대로다.

철종(김정현)과 김소용(신혜선)의 등쌀에 지쳐 “아니, 아니, 아니 되옵니다!”를 외치던 이들의 쫀쫀한 코믹 호흡이 난데없는 게 아니었다. “김치찌개 먹다가 불쑥 속 깊은 고민까지 털어놓게 되는” 신뢰와 “절로 튀어나오는 ‘팬심’”이 빚어낸 결과였다.

“벌써 세 번째 작품, 서로의 팬”
‘철인왕후’는 이들이 함께한 세 번째 작품이다. 2012년 영화 ‘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과 2016년 ‘고산자, 대동여지도’에서 만났다. 마주치는 장면은 많지 않았지만 서로에 대한 인상만은 강렬했다.


- 첫인상이 기억나나.



김인권(이하 김) :
‘강철대오’에서 ‘차 배우’를 처음 봤어요. 박철민 선배와 함께 촬영하는 장면이었는데요, 철민 선배나 저나 애드리브가 이른바 ‘작렬’하는 배우잖아요. 그런데 차 배우가 두 사람의 끼를 압도하는 연기를 펼치더라고요. 깜짝 놀랐다니까요!?


차청화(이하 차) : 그 장면 다 ‘통편집’ 됐잖아. 하하하!


김: 육상효 감독께 부탁해서 발굴해볼까. ‘고산자’ 때도 마찬가지였죠. 연출부가 ‘장난 아닌 분이 왔다’면서 난리가 난 거예요. 도대체 누굴까 봤더니 차청화 등장! 그야말로 오열 연기를 시원하게 뽑아냈어요.


차: 인권 오빠는 항상 이런 식이에요. 주변 사람이 돋보일 수 있게끔 늘 신경 써주시죠. 이번에도 그랬어요. 수라간 숙수로 나온 출연자들이 한 마디씩 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애드리브를 짜주시더라고요. 오죽하면 ‘스윗 만복’이라고 불리겠어요.

드라마 ‘철인왕후’ 한 장면. 사진제공|tvN




- 극중 ‘궁중 로맨스’까지 펼쳤다.


김: 제 생각이지만, 우리가 미팅한 그 자리가 대령숙수와 최 상궁의 로맨스가 씨 뿌려진 날이 아닐까요? 정말 만나자마자 열정과 친근함을 마음껏 드러냈거든요. 그걸 연출자 윤성식 PD가 눈여겨본 듯해요.


차: 그럴 만도 해. 제가 극중 ‘썸’을 타는 상대방이 김인권 선배님이라고 해서 광분한 상태로 ‘너무 좋아!’ 이랬거든요. 하하하! 인권 오빠가 파트너라면 더 고민할 필요도 없었죠.


- 김정현·신혜선 커플 못지않게 극중 인기를 끈 커플로 자리 잡았다.


김: 전 어부지리에요. 최아일 작가가 자신의 성을 따서 최 상궁이라 지을 만큼 캐릭터에 애정이 많아요. 이른바 ‘페르소나’ 아니겠어요? 청화가 작가와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노력한 덕분에 코믹함을 잘 살릴 수 있었어요. 전 그저 편안한 상대가 되는 것밖에는 할 게 없었죠.


차: 너무 겸손하신데요? 인권 오빠가 첫 촬영 때 해준 말이 여태 기억에 남아요. ‘청화 네가 이 작품으로 훨훨 날아!’ 감사해요.


김: 겸손하기보다 난 이미 갖춰진 외모와 연기력이 있기 때문에. 하하하! 농담이고요. 전 처음부터 예감했어요. ‘철인왕후’가 청화의 출세작이 될 거라고. 그랬더니 큰딸이 그러던데요? ‘이미 그 언니 ‘사랑의 불시착’에서부터 출세했거든!’

배우 김인권과 차청화.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비슷한 기질, 동지를 얻은 느낌”

7개월간 촬영하면서 이들은 서로 “든든한 동지”가 됐다. 김인권이 26일 서울 강남구 백암아트홀에서 개막하는 연극 ‘스페셜 라이어’ 출연을 고민할 때 찾아간 사람도 바로 무대 경험이 풍부한 차청화였다.


- 서로가 ‘든든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차: 무엇보다 서로 기질이 정말 비슷해요. 내성적이지만 일에서만큼은 확실히 나서는 것부터 식성이나 싫어하는 것까지 전부요. 나의 비밀을 끝까지 지켜줄 것만 같은 선배님이죠.


김: 청화는 저보다 어른이에요. 코미디 연기의 기본은 잘 다져진 낙천성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어떤 역경에도 ‘이 정도는 다 맞아봤지’라며 웃는 거요. 드라마에서 순간순간 그런 면모가 나와 감탄했어요.


- 드라마가 남성의 영혼이 여성인 중전의 몸에 들어가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만약 서로의 몸에 들어간다면 무엇을 해보고 싶나.


차: 가정을 꾸리는 체험을 해보고 싶어요. 결혼은 아직 크게 생각이 없지만, 아내와 세 딸이 나를 반겨주는 기분이 어떨지 궁금해요. 올해 11살인 오빠의 막내딸이 극중 ‘소봉즈’(신혜선·차청화·채서은) 영상을 만들어 보내줬는데 어찌나 귀엽던지!


김: 아, 영혼이 바뀐다면 딱 지금이지. 요즘 SBS ‘런닝맨’, tvN ‘온앤오프’ 등 예능프로그램에 줄지어 출연할 정도로 인기 만점이잖아요. 그 ‘뜨는’ 느낌을 즐겨야죠. 하하!

배우 김인권과 차청화.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 시청자가 깨줬으면 하는 ‘편견’을 하나씩 꼽자면?


차: 인권 오빠가 코믹한 이미지로 강하게 인식돼 있지만, 내면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깊은 감수성이 없다면 그런 연기가 나올 수 없어요. 팬으로서 그 진중함을 담은 가슴 절절한 멜로 한번 보고 싶어요.


김: 차청화란 배우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쏘 핫(So Hot)’! 정말 매력적이죠. 따스하고 착하고, 기저에는 강렬한 욕망도 있고. 정말 똑똑한 사람이기도 해요. 이성과 감성, 좌뇌와 우뇌가 조화롭게 발전한 사람이죠. 그야말로 ‘준비된 스타’예요.


-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김: 전 다 이뤘어요. 이제 남은 꿈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 하하하!


차: 사랑하는 연기를 체력이 닿는 한 평생 하는 것! 아, 둘이서 현대극에 부부로 출연하면 어떨까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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