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만 잘하면…” NC-롯데 캠프지에 불어 닥친 조기퇴근 열풍

입력 2021-03-07 1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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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NC 감독(왼쪽), 허문회 롯데 감독. 스포츠동아DB

연습경기가 한창일 때 동료들이 짐을 싼다? 미국 메이저리그(ML) 스프링캠프에선 익숙했지만 KBO리그에선 여전히 낯선 개념이다.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 캠프지에선 이런 장면이 당연해지고 있다. 선수들의 컨디셔닝을 최우선으로 삼는 이동욱 NC 감독(47)과 허문회 롯데 감독(49)의 철학이다.


롯데와 NC 선수단은 연습경기에서 빠지면 각자의 시간을 보낸다. 정규시즌이라면 교체된 선수들이 벤치에서 파이팅을 넣는 게 당연한 스케줄인데, 귀가를 원하는 선수는 짐을 싸도 좋다. 경기 중 답답함을 느낀 순간이 있다면 실내연습장에서 타격훈련을 해도 되고, 루틴대로 웨이트트레이닝을 해도 좋다. 경기조에서 빠진 선수들은 덕아웃이 아닌 실내연습장으로 가거나 퇴근길에 오른다.


허 감독은 “본인의 하루 역할이 끝났는데 무의미하게 벤치에 앉아있을 필요가 없다. 만족한 선수가 있는 반면 아닌 선수도 있을 텐데, 스스로의 판단대로 쉬거나 보충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 감독도 “물론 함께 경기를 지켜보는 게 일반적인 팀워크는 맞다. 하지만 몸 관리를 잘하는 것도 팀워크다. 시범경기가 시작된다면 함께 움직이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각자 루틴대로 움직이는 게 더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야구를 잘하기 위한 결정 아닌가. 야구만 잘할 수 있다면 인사 안 하고 가도 된다”는 너스레도 덧붙였다.


물론 감독이 풀어줄수록 선수들은 책임감을 더 크게 느낀다. 롯데 주장 전준우는 “좋은 바람이 부는 것 같다. 선수들은 눈치 안 보고 자신의 운동을 다 하고 있다. 감독님의 배려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NC 베테랑 내야수 지석훈 역시 “경기에 나서지 않는 선수들은 그 시간에 자기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단체운동이라 함께 움직이는 시간이 많은데, 개개인마다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얘기했다.


감독은 선수를 믿고, 선수는 그 믿음에 부응하기 위해 땀을 더 흘린다. 선순환이 낙동강에 자리 잡아가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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