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하고 막나가도…웰메이드 드라마 통한다

입력 2021-03-1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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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안방극장에 ‘19세 이상 시청가’ 등급을 내걸고 시청자의 시선을 잡아끄는 드라마들이 늘어나고 있다. 농도 짙은 애정 표현부터 잔혹함 등 수위 높은 이야기가 넘쳐난다. 사진은 SBS ‘펜트하우스2’의 한 장면. 사진제공|SBS

안방극장, ‘19금’이 뜨는 이유

제한적인 시청층 불구 인기 질주
막장 ‘펜트하우스’ 30%대 시청률
‘마우스’, 잔혹하지만 개연성 공감
진한 애정 표현과 잔혹한 폭력은 물론 살해와 사체 유기까지.

최근 방영 중인 일부 드라마가 수위 높은 장면과 이야기로 ‘19금’(19세 이상 시청가) 등급을 자청하면서 방송가의 새로운 돌파구로 자리 잡을지 관심을 모은다. SBS ‘펜트하우스’ 시즌2와 tvN ‘마우스’ 등이다. 안방극장에서는 보기 드문 행보이다. 폭넓은 연령층 시청자가 들여다볼 수 있는 무대가 제한적인 시청 층을 겨냥하면서도 시선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19금? 장르물의 불가피한 선택”

‘펜트하우스’ 시리즈는 사회적 차별이 빚어내는 갖은 폭력적 또는 비이성적 상황을 날것 그대로의 자극적인 표현 방식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럼에도 30%대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시청자 호응을 얻고 있다. ‘막장’을 넘어 잔혹한 현실을 더욱 극적으로 그려내면서 논란의 범위를 넘나든다. 이승기 주연 ‘마우스’ 역시 연쇄살인사건과 관련한 시신 훼손 장면 등을 노출하면서도 극적 긴장감을 유지하며 호평을 받았다.

이처럼 ‘19금’을 표방하는 드라마는 대부분 스릴러 등 장르물을 표방하고 있다. ‘마우스’의 연출자 최준배 PD는 “사건에 대한 분노와 상상력을 연기자들의 연기와 결합해 극대화하고 싶었다”면서 ‘19금’ 등급이 시청자의 감정이입을 이끌어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중장년층 시청자의 높은 호응이 바탕이 된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펜트하우스’의 경우 전체 시청률의 70%가량이 40대 이상 시청자에게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젊은 시청자들이 모바일을 비롯한 온라인과 넷플릭스 등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새로운 드라마 소비 플랫폼으로 삼는 상황에서 중장년층이 안방극장의 시청 주도층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tvN 드라마 ‘마우스’의 한 장면. 사진출처|tvN 방송 캡처

“표현의 자유 확대 속 개연성의 스토리가 중요”
이 같은 ‘19금’식 표현 수위는 이미 ‘미드’(미국드라마)를 포함한 해외 시리즈물이 넘쳐나면서 표현 수위에 대한 수용자들의 만족감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서도 기능한다. 여기에 케이(K)드라마가 해외시장에서 이전보다 비교적 높은 관심을 모으면서 더욱 폭넓은 시청자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으로도 받아들여진다.

더욱이 표현상 법적 규제를 받지 않는 OTT를 통한 전 세계 스토리 콘텐츠의 경계가 불분명해진 상황에서 공감대를 얻기 위한 노력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영균 대중문화 평론가는 9일 “한국드라마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위한 표현의 제한을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다양한 연령층의 시청자가 포진한 안방극장의 ‘19금’ 드라마의 표현 수위와 방식에 대한 공감 여부다. 최영균 평론가는 “개연성 있는 이야기 흐름을 기준점 삼아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는 대신 흥행만을 노리는 무분별함은 도태시키는 방송사와 시청자 사이 합의와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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