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 사진제공|판씨네마
‘미나리’와 ‘소울’이 감염병 시대 척박한 극장가의 토양에 ‘쌍끌이’ 관객몰이의 촉촉한 물기를 적시고 있다. 또 다른 애니메이션 작품들도 힘을 더하며 박스오피스를 채웠다. 극장가는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에 따라 영화관 관객 유입의 흐름이 빨라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미나리’와 ‘소울’이 해냈다
3일 개봉한 ‘미나리’는 15일 현재 50만명을 돌파했다. 이날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자료에 따르면 ‘미나리’는 전날까지 누적 49만6000여명을 불러 모아 2주째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동안 일군 해외 성과, 구체적으로는 최근 미국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후보 지명과 아카데미 후보 기대감의 바탕 위에서 윤여정이 각종 여우조연상을 휩쓰는 등 화제성의 힘에 기댄 성과로 보인다. 아카데미상 후보 지명 등 새로운 ‘흥행 요인’이 가세한다면 100만 돌파의 기점도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소울’은 올해 첫 누적 2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극장가 관객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단일 작품이 200만 관객을 불러 모은 것은 지난해 8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또 다른 애니메이션도 관객몰이에 힘을 더하고 있다. 1월27일 개봉한 저패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도 이미 누적 120만 관객에 육박했다. 또 4일 선보인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역시 주말 평균 3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순항하고 있다.
영화 ‘소울’.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신규 개봉작 등 콘텐츠 중요”
‘미나리’와 ‘소울’ 등 선전은 감염병 사태가 아니더라도 2월이 전통적인 극장가 비수기라는 점에서 눈길을 모은다. 작품의 완성도에 힘입어 개봉 이후 큰 기복 없는 상영으로 관객 발길을 이끌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 평균 400명 안팎의 확진자가 이어지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히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성적이라 할 만하다.
극장가는 이 같은 분위기가 꾸준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정부가 기존 5단계에서 4단계로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개편키로 하면서 극장가는 조심스럽지만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다. 다중이용시설을 세 그룹으로 분류한 개편안에 따르면 영화관은 공연장과 함께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3그룹에 속한다. 감염병의 대유행에 따른 외출 금지 단계인 4단계에서 운영제한 조치를 적용받고, 권역유행에 따른 사적모임을 할 수 없는 3단계까지는 정상적인 관객 유입이 가능하다.
CJ CGV 황재현 커뮤니케이션팀장은 15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더라도 ‘자산어보’나 ‘고질라 VS, 콩’ 등 신규 개봉작을 비롯한 새로운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나온다면 극장가가 조금이나 활력을 되찾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